하루 만보를 걸으면서 분위기를 만끽해 보는 홍주읍성의 겨울
전국에 자리한 읍성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허물어져서 지금은 읍성으로 들어가는 문정도만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제강점기인 순종 즉위년(1907) 내부차관에 임명된 기노우치 주시로가 성벽처리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조선시대의 역사를 지우기 위해 일본인들은 전국의 주요 도시마다 읍성을 허물고 기존의 상권 구조를 바꾸어버렸다.
홍성이라는 지역은 성문을 복원하고 있는데 이제 성문 한 곳만 복원하면 사대문이 모두 복원이 되게 된다. 사대문 하면 서울을 먼저 연상하는데 숭례문은 임진년 조선 정벌 때 가토 기요마사가 입성한 문이며 흥인지문으로는 고니시 유키나카가 쳐들어갔던 곳이다.
홍주성천년여행길은 지난해 천년여행길 구간 중에 맨발 황톳길을 조성하면서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서해안 복선전철 개통과 맞물려 뚜벅이 관광객이 많아지는 요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관광명소 중 한 곳이 홍주읍성이라는 곳이다.
홍주읍성은 동문인 조양문에 이어 대표적인 입구인 남문인 홍화문, 북문인 망화문까지 사대문 가운데 3곳의 옛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일본은 1907년 10월 16일 일본 다이쇼 황태자의 한양 방문이 숭례문 성벽 철거의 직접적인 이유로 꼽았다. 일본 황태자의 체면상 홍예 안으로 머리를 숙이고 들어올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성도 눈이 제법 많이 내려서 그런지 곳곳에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 주변의 4개 시군(서산시, 당진시, 홍성군, 예산군) 이 내포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연결한 장거리 도보 코스인데 그곳까지 돌아보지 않아도 홍성군의 주요 성문을 돌아보기만 하더라도 충분하다.
항상 홍성으로 들어오면 조양문을 먼저 만나게 된다. 원형교차로로 되어 있는 이곳에서 홍성의 곳곳으로 가는 길목으로 연결이 된다. 이곳을 중심으로 성벽이 복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차도의 중앙에 있어서 접근성은 좋지는 않은 편이다.
홍성에는 출입문 앞은 방어성답게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한 둥근 옹성이 둘러쳐 있고 문루 중앙에는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내린 편액, '방화문'이 내걸렸다. 아직 복원이 이뤄지지 않은 서문인 경의문의 경우 문루터에 자리 잡은 홍주초가 이전하는 대로 복원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게 느껴지겠지만 지속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천년이란 긴 세월을 한결같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을 지켜오며 역사를 품에 안고 있는 내포의 큰 고을인 홍주의 모습은 사대문으로 완성될 듯하다.
역사를 되찾는 길은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생활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변화가 만들어내는 문화자원으로서의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