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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어벤저스 2.0 믿을 수 있는 사람도 희망을 주는 사람도 모두에게 의미

오래간만에 마블다운 영화를 만나보게 되었다. 어벤저스 시리즈가 끝나고 그동안 정체성을 못 찾고 갈팡질팡하던 마블의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실망을 주었는데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가 개봉을 했다. 물론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희망을 볼 수가 있었다. 덕분에 마이너스를 계속 지속하고 있는 디즈니 주식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무튼 어벤저스 2.0의 시작이라고 볼만한 세계관을 가지고 출발한 것은 사실이다.


사람이 가진 기본적인 성격은 고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변했다고 생각하면서 누군가에게 접근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가진 사고방식이나 개인의 행동은 여전히 그 안에서 동작하게 된다. 이건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영원히 자신이 가지고 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시작을 알리는 브레이브 뉴 월드는 리더가 지켜야 할 것들과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한 무게를 어떻게 짊어져야 하는 것들을 잘 그려냈다. 외부의 요인에 의해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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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가 브레이브 뉴 월드는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야욕 혹은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헐크를 공격하다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새디우스 로스 장군은 사실 대통령의 재목이 아니었다. 군인으로서 어느 정도 유능했을지는 몰라도 독단적인 모습과 불같은 성격을 항상 문제를 일으켜왔다. 특정한 직업에 종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정치적인 영역과 경제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병으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던 로스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새뮤얼 스턴스가 내민 손을 잡게 된다. 알다시피 감마선은 일반적으로 모든 생명체를 죽이지 살리지는 못하는 강력한 방사선이다. 물론 아주 약한 방사선을 통해 사람을 수술하기도 한다. 새뮤얼 스턴스는 머릿속에 감마선이 침투해서 머리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거의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 능력을 자신의 야욕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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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신비한 금속인 비브라늄과 아다만티움이다. 비브라늄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비롯하여 슈트, 블랙팬서의 슈트와 발톱을 구성하며 진동을 뜻하는 'Vibrancy' 또는 Vibration와 원소명의 어미에 쓰이는 '-ium'의 합성어인 비브라늄은 매우 단단하며 어떤 에너지를 흡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는 특성도 있다. 이 비브라늄보다 더 강하다는 아다만티움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는 요동을 치게 된다. 미국을 비롯하여 일본, 인도, 프랑스가 이 아다만티움을 정제해서 자신들의 무기로 사용하려고 한다. 아다만티움은 X맨 울버린의 뼈대를 이루는 물질로 한 번 식혀지면 절대로 다시 부서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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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는 새뮤얼 스턴스라는 악마와 손을 잡고 성향이 바뀐 것처럼 보이며 결국에는 대통령이 된다. 그렇지만 새뮤얼 스턴스가 준 심장약에 감마선이 녹아들어 가 있는지는 몰랐다. 조금씩 흡수되는 감마선은 혈액 속에 들어가게 되고 헐크로 변할 정도로 충분한 양이된다. 원래 가지고 있는 기질로 인해 분노를 참지 못하는 로스는 이미 헐크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헐크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은 자신 내면에 있는 분노를 제한 없이 보여주는 데에 있다. 누구나에게나 분노는 있다. 그 분노를 어느 정도 제어하느냐에 따라서 사회에서의 곰강과 공존을 결정하게 된다.


캡틴 아메리카 4에서는 이전 캡틴 아메리카였던 스티븐 로저스가 보여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자기 제어 그리고 신념으로 악과 맞서는 그 용기로 사람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었다면 그보다 힘이 약한 샘 윌슨은 정의로우면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방패의 주인에 어울린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낸다. 확실히 스티븐 로저스에 비하면 그 무게를 짊어지기에 버거워 보이지만 그걸 받아들이고 사람들을 위해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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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캡틴 아메리카의 첫 활약상을 담은 작품이자 어벤저스의 재결합을 강하게 예고하는 작품 속에서는 이미 만화에서 등장하는 레드 헐크가 나온다. 녹색으로 변하는 헐크와 달리 자신의 정신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엄청난 힘과 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의 액션은 충분히 볼만했지만 조금은 진부한 마무리가 아쉽기는 했다. 스티븐 로저스가 개인적인 체력과 인간을 넘어서는 근력에 기반했다면 샘 윌슨은 윙슈트로 그 약점을 보완한다.


딸과의 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로스의 모습은 마치 인간적인 모습이 밑바닥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벚꽃에 로스와 베티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는 설정은 나이브한 것도 사실이다. 근래 들어 인간은 과연 선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가장 힘든 자리에 있어야 하는 대통령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 캡틴아메리카 4는 대통령은 책임지는 자리이지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의외로 재미있는 캐릭터가 위도우 역할을 맡은 쉬라 하스라는 배우다. 위도우는 가장 강한 여성 캐릭터 중 하나다.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캐릭터는 블랙 위도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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