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5 영화 인타임

대들보를 훔치고 기둥을 빼내다.

거대한 부조리를 가진 사회나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Story 25의 투량 환주의 계략은 중추적인 기둥이나 서까래를 바꾸던가 빼내서 결국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너무 거대하고 강한 적을 상대할 때 있어서 모든 시스템을 공격할 수 없으니 중추가 되는 사람이나 시스템을 공략하여 무너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다.


영화 인타임에서는 사람의 생명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가치는 시간으로 매겨진다. 커피 한잔, 버스요금, 전기요금 모든 것이 시간이다. 시간이 없으면? 그냥 죽으면 된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도 화폐가 있지만 우리의 화폐 역시 사람과 사람의 가치를 구분해주는 잣대로 활용된다. 궁극적으로 화폐는 희소가치가 있어야 누군가에게 존경받고 누리고 살 수 있다. 만약 노화를 멈추고 제한적인 시간을 부여받고 노동도 시간으로 환산된다면 시간이라는 것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출발한 영화가 인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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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는 바쁘고 부자는 느리다.


보통 부자가 바쁘다고 생각하지만 부자들은 생각보다 여유롭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과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반면 가난한 자는 항상 바쁘다. 주변에 지인들을 지켜보자. 항상 바쁘다는 사람 투성이다.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자신의 입으로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다. 부자들은 돈을 쓸 줄도 알지만 시간을 잘 사용할 수도 있는 존재들이다.


미국 정부에서 발행하는 현재 기축통화인 달러는 채무 발행권에 지나지 않는다. 국채로 민영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연방준비은행 및 상업은행 시스템을 통해 달러를 발행하게 된다. 즉 달러의 근원은 미국의 국채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국채는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미국은 갚을 생각이 없다. 시간이라는 가치는 인간이라면 유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폐화 시킨다면 가장 최적의 화폐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없다면 죽는다는 가혹함만 뺀다면 그 가치는 고귀하다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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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의 젊음과 1년이라는 화폐


인타임에서는 돈으로 거래되는 인간의 수명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잔여 시간을 1년 제공받는데 그 시간으로 음식을 산다던가 대출금을 갚을 수도 있다. 시간이라는 것은 유한하고 그 규칙은 지켜져야 하는데 부자들은 몇 세대에 걸쳐 살수도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 하루를 겨우 버티면서 노동으로 대신하면서 살아간다. 외모 지상주의가 성립되지 않은 사회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넘쳐 난다.


시간이라는 화폐는 사람 몸에 기록이 된다. 물론 휴대형 기기 같은 것에 시간을 저장할 수도 있지만 몸에 저장되어 있는 시간이라는 화폐는 손을 맞잡고 의지만 가진다면 빼앗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살인도 쉽게 일어난다. 시간이 제로로 수렴되는 순간 그 사람의 심장은 멈추기 때문에 차량이나 온갖 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깨끗하게 죽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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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라는 밑천


영화의 주인공인 윌은 100년의 삶을 밑천으로 기득권의 삶에 끼어드는데 이를 좌시할 수 없었던 타임키퍼들에게 잡혔다가 와이스 금융사의 회장 딸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탈출하게 된다. 시스템의 비밀이라는 것이 지금의 월가의 비도덕적인 시스템과 상당히 닮아 있다.


유한한 시간조차도 인플레를 일으켜서 공평하지 않은 사회로 만들어가는 인타임에서는 시간이라는 화폐의 가치조차 무의미해지는 것 같다. 어제는 한 시간으로 탈 수 있었던 버스가 오늘은 두 시간으로 100%의 인플레를 보여주고 있다. 당신의 생명 같은 삶을 누군가가 시스템을 이용해 단축시키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빈익빈 부익부가 점점 심화되는 거대한 시스템 앞에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경제시스템의 중추인 시간을 훔쳐 시간의 유통이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시스템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다. 스타벅스 커피 같은 것이 한잔에 4분, 버스요금이 2시간, 멋진 스포츠카는 59년의 시간을 그리고 장거리 고급택시는 한 지역을 가는데 한 달을 써야 한다.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의 냉혹함이 피부로 와 닿았던 영화 인타임 세계의 기둥은 시간을 관리하는 은행이자 화폐 시스템이다.


영화에서는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100만 년의 엄청난 시간을 훔쳐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럼 기득권이 모든 것을 장악한 국가의 굳건한 대들보를 무너트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선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속적인 혁명 없이는 한 달 혹은 1주일 정도의 평등한 세상이 된 것뿐이다. 이들의 행보가 시스템을 무너트리고 세상을 바꿀지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긴다.


손자병법에서 적을 유혹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도 좋다고 적고 있다. 적이 예측할 수 없는 속임수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묘책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마오쩌둥이기도 하다. 마오쩌둥은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를 대만으로 몰아내고 중국이라는 국가를 장악했다.


약자의 입장에서 투량환주는 좋은 계책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우월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미국에 베트남이 정면으로 맞섰다면 아마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강자가 가진 강점을 무력화하기 위해 정글로 숨어 들어 전투기들의 수많은 융단폭격과 미사일을 무력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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