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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의 맛, 막국수

천안에서 맛볼 수 있는 강원도의 척박함이 담긴 막국수 

by 나는 누군가 Mar 24. 2025

막국수는 어떤 맛으로 먹어야 할까. 비빔냉면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막국수는 개인적으로는 좋아한다. 툭툭 끊어지는 면발에 각종 양념이 더해진 막국수는 척박한 땅에서 자란 메밀만의 그런 고유한 맛이 있다. 메밀의 향이 담긴 막국수를 먹기 위해 천안의 한 음식점으로 향했다. 천안시는 천안맛집이라고 해서 지역마다 자리한 고유한 맛집과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강원도 메밀밭의 풍경은 아니겠지만 막국수를 가까운 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천안 태조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자리한 이 음식점은 소고기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생갈비를 비롯하여 치마살, 토시살, 안창살등과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갈비탕과 막국수 중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메밀막국수를 주문해 본다. 

자작한 막국수이지만 육수를 줘서 취향에 맞춰서 물막국수를 먹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물이 많이 있는 것이 좋기 때문에 육수를 정당히 부어서 먹어본다. 요즘에는 들기름 막국수가 인기인데 막국수는 빨간 양념이 대중적인 메뉴로 삶은 메밀면에 들기름, 간장, 식초, 설탕, 참치액, 들깻가루 등의 양념장을 섞어서 먹는다. 

막국수의 면발이 적당하게 먹음직스럽게 담겨서 나온다.  가지런히 말아놓은 메밀국수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막국수는 여름 대표 별미일 수 있지만 필자는 사시사철 막국수를 즐겨서 먹는다.  메밀은 사계절 모두 수확할 수 있지만 여름보다는 겨울에 수확한 메밀이 더 맛이 좋아 높게 쳐줬다.  

육수를 부어서 막국수를 후룩후룩 들이마시면서 먹어본다. 오늘날 건강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맛이 좋아야 음식을 자주 찾는다고 생각을 한다. 메밀 성분이 더 높은 막국수 면발은 냉면보다 끈기가 부족하고 뚝뚝 끊어지지만 맛은 더 고소하고 담백하다.  

면을 다 먹고 나서 국물의 고소함 덕분인지 자꾸 육수를 마시게 된다. 고소하면서도 적당한 양념과 어우러진 맛이 괜찮게 다가온다. 국물을 많이 부으면 물 막국수, 적게 부으면 비빔 막국수가 되며 소금에 절인 오이와 식초와 설탕에 재운 무 그리고 시큼한 김치를 고명으로 올려 새콤하고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막국수를 먹고 태조산을 한 바퀴 돌아본다. 반죽을 적당하게 해서 만든 막국수이지만 가끔씩 별미로 먹기에는 그만인 맛이다. 

잘 정비된 태조산에서는 하천의 물길이 잔잔하게 흘러서 내려오고 있다.  메밀면을 삶아 찬물에 바로 헹구고 국산 들깨로 짜낸 들기름으로 무쳐 김가루를 뿌린 뒤 나오는 막국수는 고소하면서도 이 시기에 먹어도 좋은 그런 맛이다. 역시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는 각기 다른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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