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 GPU, HBM을 넘어 양자 컴퓨팅에서 삼성전자의 자리가 있을까
사람들은 투자를 할 때 있어서 그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무얼 만들까를 고민하지 않고 그냥 대충 귀동냥으로 들은 것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 양자역학 기반의 양자 컴퓨팅이나 양자 암호화, 양자 센싱, 양자 의료등은 대표적인 응용분야로 꼽고는 있지만 아직 먼 이야기일 뿐이다. 대학교 다닐 때 컴퓨터 조립일을 했었는데 그때는 인텔의 전성시대였다. 삼성전자가 막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를 볼 때 대단한 기술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는데 물론 전체적인 시스템이나 메모리 제조기술은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상당한 우위에 있다고 볼 수가 없다.
가전을 제외하고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와 요즘에야 양산을 시작한 HBM이 있지만 모든 원천기술은 삼성전자에 없다. 0과 1만을 표시할 수 있는 무식할 정도로 큰 트랜지스터를 아주 작게 만드는데 최적화된 기업이다. 그것도 5 나노 밑으로 내려가면서 불량률이 높아지고 있다. 더 작은 공간에 더 좋은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직접도를 높여야 한다. 2 나노쯤이 되면 분명히 0과 1을 표시하기 위해 전기를 흘려보냈지만 양자 터널링 현상으로 인해 핵자가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도 원자 밖으로 튀어 나가서 원하는 결괏값을 얻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인텔이 지금도 고전하는 이유는 더 이상 좋은 CPU를 만들지 못하는 데 있다. 그래서 그런 한계점을 넘어서기 위해 고대역폭의 메모리인 HBM을 활용하여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여러 개의 D램을 블록처럼 수직으로 연결하는 수직관통전극(TSV, Through Silicon Via)이라는 기술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게 만들었다. 보통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최신 노트북 제품도 8개의 코어가 들어가 있는데 슈퍼컴은 이런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 천만 개 이상의 코어를 연결시켜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 낸다. 그런데 문제가 엄청난 코어수만큼 열이 발생하고 다시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여기서 삼성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를 본다면 어차피 2 나노를 넘어서는 D램을 개발하는 것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에는 HBM뿐이 없는데 그건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고 이는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급증하는데 따른 것이다. 개인적으로 HBM은 차세대 기술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는 생각을 한다. 즉 오랜 시간 CPU와 D램의 조합으로 발전해 온 산업에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중간 기술정도라고 할까.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제품은 모두 가장 작은 정보단위인 비트를 어떻게 빨리 그리고 많이 처리하는데 집중이 되어 있다. 양자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큐비트는 0도 1도 아닌 상태인 양자중첩을 이용한다. 양자역학에서 큐비트는 거리와 상관없이 각각의 큐비트들에게 순간적으로 그 정보를 전달할 수가 있다. 인간과 최신 컴퓨터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인간에게 수학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졌을 때 인간은 직관적으로 대답할 수가 있지만 컴퓨터는 A, B, C, D, E, F, G... 까지 모두 순차적으로 계산해 보고 나서야 답을 말한다.
양자의 중첩과 얽힘은 순차적으로 계산할 필요 없이 한 번에 모든 경우의 수에 대입을 해본다. 즉 모든 큐비트에 툭 던져서 답이 나온 것만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어떤 사람이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컴퓨터에게 물어본다는 가정하에 수많은 시도를 해서 다양한 유형의 결과를 시뮬레이션하여 알려준다. 그렇지만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모든 것을 수행할 수가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양자와 관련된 기업이 유망하니 투자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AI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냥 유망하다고 하면서 투자하는 것은 결국 제로로 수렴하게 된다. 양자 컴퓨팅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정보는 듣지 못했다. 훨씬 빠른 계산 속도, 절대 안전하고 정밀한 등의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생각도 못하고 있다. 그냥 어떻게 그걸 구현할 수 있느냐가 고민의 대상일 뿐이다. 삼성전자의 미래는 그렇게 밝게 보지 않는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최고의 기술은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기존의 공식대로 웨이퍼에다가 찍어낸 것이다.
한국은 원천기술을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배움이 없는 나라이기도하다. 반도체학과라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팔릴만한 제품만을 만들었다. 사실 스마트폰시장도 삼성전자가 한 것은 거의 없다. 시장을 연 것은 후발주자로 들어온 애플이 한 것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글로벌 IT기업은 더 많은 대역폭과 계산을 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제품이 필요하다. 그 엔비디아에 들어갈 부품을 만들어주는 것이 삼성전자의 오늘날 모습이다.
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기초공학과 철학, 인문학, 천문학, 물리학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 관련 책임자는 잘 모르는 듯하다. 원천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데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