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중대기로에서 그 선을 넘어가는 한계 나이
한국은 유달리 나이에 민감한 나라이기도하다. 해외에서는 나이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보통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은 일찍 결혼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1982년생 김지영 이후로 마치 여성들의 권리가 가부장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위축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미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는 해체되었고 남녀가 괜찮은 일자리를 두고 같이 경쟁하는 사회로 접어들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사회에 나오기 시작한 여성들은 자신의 삶은 삶대로 누리고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남자의 책임을 그대로 지우려고 했었다. 그 결과 결혼과 출산율의 절대적인 하락이 이어졌다.
필자 역시 과거에 경험을 해본 세대로서 여자들이 왜 같은 시간의 사회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모으지 못했는가란 물음표가 있었다. 어차피 여자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고 싶은 것을 사면서 어차피 이전의 분위기대로 남자가 모든 것을 부담하는 것을 꿈꾸면서 결혼하는 시기를 늦추었다. 그래서 상당수의 여자들이 모은 돈이 별로 없었다. 즉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적당한 시기에 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잠시 그런 결정은 받아들여지기도 했었다.
문제는 30대 중반을 넘으면 여성의 출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여성이 출산을 위한 존재는 아니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반에는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오직 그것만으로 불균형적인 결혼이 납득이 되었던 것이다. 35살이 넘어가면 첫째 아이까지는 몰라도 둘째는 거의 불가능한 나이로 접어들게 된다. 첫째 아이도 노산이어서 이전과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변화는 남자가 굳이 여자를 부양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왜 동등한 존재끼리 결혼하는 데 있어서 누군가가 더 능력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달리게 된다.
20대에서 30대 중반까지는 몰라도 그 이후부터 남자와의 나이차이의 갭은 훨씬 커진다. 이전까지는 3~4살 차이가 적당해 보이다가 그 이후로는 6~10살 차이도 그렇게 많이 나보이지가 않는다. 물론 그 연령대의 여성들은 그걸 이해 못 하기도 하지만 사실 외국을 가면 나이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그냥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한국만이 그 차이를 너무나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일본만 가도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여행 가보면 알 수가 있을 듯하다.
82년생 김지영세대의 어머니들은 가부장적인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살아왔기에 자신의 딸들에게 자유와 권리를 말하고 그걸 찾으라고 말했다. 덕분에 한국의 평균 결혼연령을 확실하게 늦추어졌다. 벌었던 돈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소비를 했고 그렇게 여유롭게 살았다. 반면 남자에게 원하는 것은 훨씬 높아졌다. SNS 덕분에 비교할 수 있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자는 자신이 원하는 삶도 살지 못하고 죽도록 일하다가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졌는데 과연 그 결혼이 성사되기가 쉬울까.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고 하더라도 아이도 낳을 수 없는 나이에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쉬울까.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일부 연예인들이나 신체관리가 잘된 일부 여성을 제외하고 35살을 넘어서 임신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회는 한 번 정도라고 보인다. 물론 결혼한 당사자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서로를 성장시켜 주는 관계라면 괜찮을 수는 있다. 문제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부양해야 된다면 그건 말이 달라지게 된다. 굳이 미래가 뻔히 보이는 그런 가시밭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많지가 않을 것이다.
82년생에서 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들이 지나가고 나면 아마도 출산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평균 결혼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출산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인간의 몸을 설계했을 때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출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그 세대를 벗어난 입장에서 보면 지금 이 시기에 남자나 여자의 선택이 이해가 가면서도 변화된 사회 분위기에도 이기적으로 상대에게 바라는 다른 관점이 한국사회를 잠시 지배하고 있는 것에 씁쓸한 생각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