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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풍요의 봄기운

청량산의 물길을 따라 걸어볼 수 있는 명당의 옛길

협곡을 통과해서 걸어보는 길은 낙동강과 함께하는 여정이다. 산을 휘감아 도는 낙동강의 경쾌한 흐름을 굽어볼 수 있으며 다양한 길과 풍경 속에는 색다른 즐거움도 있다. 봉화에는 이웃 고을 영월에 유배돼 있던 단종이 백마 타고 놀러 온 것을 보았다는 주민의 사후(死後) 목격담도 있는데 청량산의 이 길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 아닐까. 걷기 좋고 여행하기에 좋은 4월에 봉화군의 낙동강과 함께하는 예던길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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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는지 보기 위해서는 청량산 박물관을 방문해 보면 된다. 최치원 선생의 발걸음을 비롯하여 사필귀정의 응징이야기 그리고 부자들의 이야기들과 같은 설화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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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에는 새로운 문화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 문신이었던 신재 주세붕은 유청량산록이라는 기록에는 청량산 봉우리를 유교적 명칭으로 명명하면서 후대의 청량산 유산자들에게 필독서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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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방문했지만 매번 방문할 때마다 청량산 박물관은 묘한 새로움을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다. 청량의 형세를 논하자면 금륜과 옥마가 지척에 자리를 잡고 옷깃과 띠를 말하자면 황지와 백 병이 좌우에 둘러서고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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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른 길이라는 것은 항상 쉽지 않은 유혹이 따르게 된다. 유독 봉화군에는 그렇게 정도를 걸었던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당쟁의 탁류를 떠나서 안빈낙도한 선비들의 이야기처럼 이제 봉화군의 낙동강길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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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이라고도 불리는 명산으로 기암절벽이 12 봉우리를 이루며 태백산에서 시원한 낙동강이 웅장한 절벽을 끼고 유유히 흐르고 있는 청량산淸凉山(870m)은 낙동강이 이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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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에 보았던 봉화군의 예던길은 많이 다른 모습이다. 청산처럼 푸르게, 흐르는 물처럼 끊임없이 그치지 말고 영원히 자연스럽게 학문하며 젊게 살겠다는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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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안동과 봉화를 경계 지우는 산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봉화군 명호면에 속한다.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험하고 물이 깊어 물고기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만큼 물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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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떠나는 아름다운 진리의 길을 걸으면서 선인의 가르침과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와 걷는 날도 좋고 노래와 걷는 날도 좋다. 걸으니 참 좋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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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던길'은 선비들이 '거닐던 길'이란 뜻으로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이 조성될 봉화군 명호면 이나리 강가로부터 청량산 입구까지 약 15㎞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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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남기기를 좋아했던 선비들의 이야기는 유산기에 남아 있다. 산에 가는 일이야말로 공부요 수행이었으며 예던길의 원래 이름은 '녀던 길'이었다. 발음이 어려워, 옛길이라는 의미를 얹어 예던길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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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끊임없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 생각나기도 한다. 누군가는 풍경을 그리워했으며 강물에 손을 담그기도 했다. 이 풍광처럼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사람이 걸어가야 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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