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도시 안동

유교문화의 도시 안동에서 먹는 강된장 시래기밥과 수육

주거공간으로는 모르겠지만 신도시보다는 오래된 도시가 좋은 이유는 시간의 힘을 가지고 내려오는 음식을 내놓는 음식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꼭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아니더라도 향토음식으로서 충분히 매력 있는 음식점들이 적지가 않다. 요즘같이 나들이하기에 좋은 때에 안동을 방문해 보았다. 시래기밥을 내놓는 곳인데 안동 헛제삿밥과 느낌이 비슷한 음식이다.

집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바깥에 나오면 다양한 찬들이 있는 음식점을 가면 기분이 좋을 때가 있다. 특히 직접 장을 담가서 먹는 음식점은 웬만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정원을 잘 꾸며놓은 곳들도 음식솜씨가 있는 편이다.

담장이 없는 이 음식점에는 각각 다른 색은 꽃과 식물이 어우러져 한옥과 안동의 음식을 연상시킨다.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은 그 사람이 된다.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서 사람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 음식점의 주요 식사메뉴는 소고기 강된장, 수육 쌈밥, 아롱사태 수육, 고추장 불고기 쌈밥, 곤드레비빔밥, 곤드레 들기름 막국수, 각종 전을 조합해서 주문해 볼 수가 있다. 이날 이곳에서는 소고기 강된장, 곤드레비빔밥, 아롱사태 수육,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이 음식점의 물김치는 특히 맛이 시원하고 개운했다.

된장이라고 하는 식재료는 강된장과 합쳐져서 고소하면서도 진득한 맛을 낸다. 된장은 집집마다 맛이 다르지만 대량으로 생산된 된장의 맛은 대동소이해서 차이가 많지는 않다. 그냥 부가적인 재료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정도라고 할까.

아롱사태 수육은 참 오래간만에 접해본다. 소고기 뭉치사태의 한가운데에 붙은 살덩이인 아롱사태는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소 한 마리에서도 많이 나오지 않는 부위가 아롱사태다.

자글자글하게 끓여진 된장찌개가 나왔다. 강된장과 같은 된장을 사용하는 듯 뒷맛이 비슷한 느낌이다. 이 음식점의 간은 모두 약한 편이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라면 뭐가 이렇게 평범하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음식의 맛이라는 것이 표준화가 되면 그 순간 맛은 평범해진다. 음식맛은 사람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데 그렇지가 않은 맛은 계량화되어 있고 주로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음식 위주로 프랜차이즈가 될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중에 치킨집과 고깃집등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쓱쓱 비벼서 맛깔스럽게 먹을 수 있는 안동의 음식을 만나본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