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의 바다와 전통시장도 좋지만 풍광 좋은 삼척도호부
사람들은 부정적인 단어보다는 긍정적인 단어를 좋아한다. 부정적인 표현이 있기에 금정적인 표현이 더욱더 사랑을 받을 수가 있다. 사랑, 미식, 행복, 희망, 성장등은 긍적이면서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단어의 표현이다. 삼척시는 아름다운 동해바다도 있지만 도시의 내부에도 역사적인 공간이 있어서 즐거운 여행을 할 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삼척 장미축제는 단순한 플라워 이벤트를 넘어, 도시 정체성과 지역 상권, 문화 관광을 통합하는 대표 브랜드 축제였다.
6월이 되면 바다로 들어가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삼척의 바다에도 좀 이른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기암괴석 바위섬이 자연 방파제가 되어 해양레저를 즐기기 좋은 삼척에는 어촌풍경도 정겹고 백사장을 물들이는 노을은 여행하는 사람의 가슴을 채우기도 한다.
삼척시의 중심으로 들어가 보니 삼척향교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삼척향교, 삼척중앙시장, 삼척도호부는 모두 삼척시를 방문하면 코스로 방문해 보기에 좋은 곳이다. 6월이 지나면 '바로크 음악, 도시로의 여행'은 오는 7월, 삼척 이사부독도기념관에서 첫 무대를 열 것이라고 한다. 삼척은 머무를 이유가 있는 도시로 웹툰 워케이션, 문화공간, 야시장, 청년 공간. 이 모든 것은 관광객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도시를 다시 살려내기 위한 실험이다.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돌아오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삼척은 지금 관광도시가 아니라 ‘체류형 도시’로 변하고 있다. 여행은 장소를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을 확장하는 경험이다. 삼척에서의 시간은 사진 몇 장으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도시의 결을 느끼는 경험에 가까웠다.
삼척시 역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을 따로 운영을 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야시장도 운영하고 있으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데 문화가 도시에 닿는 방식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연결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제 삼척도호부로 가서 그 풍광을 만나봐야 할 시간이 되었다.
고려 때 이승휴, 이곡, 안축, 정추, 김구용 등과 조선시대 숙종과 정조, 하륜, 심언광, 이이, 정철, 허목 등 당대 명인의 시문 200수가 남아 있는 명실공히 삼척의 명소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삼척도호부 관아지다. 삼척도호부와 죽서루를 지나며 느끼는 것은 ‘역사’가 박물관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곳의 역사와 문화는 여전히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있었다. 과거의 행정 중심이었던 공간이 오늘날에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장소가 되고 시인과 학자, 기생과 관료가 머물던 공간이 지금은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걷는 공간이 되었다.
12세기경 처음 건축된 후 14세기 초 중건된 삼척 죽서루는 건축적, 건축사적, 문화적 그리고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23년 12월 28일 지정된 새내기 국보 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삼척의 삼척도호부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바로 죽서루로 정면에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 현판이 함께 걸려있는데 건물은 9개의 기둥을 자연 암반에 세워 두었다.
죽서루에 올라와서 보니 많은 사람들의 글귀가 눈에 뜨인다. 조선시대의 삼척지방 행정관청은 동헌을 중심으로 인접해 있었으므로 동헌터가 있는 지금의 죽서루 부근이 행정의 중심을 이루었다고 한다. 죽서루는 삼척시 서쪽을 흐르는 오십천을 내려다보는 벼랑에 자리하고 있고 누각 동쪽의 죽상사라는 절과 이름난 기생인 죽죽 선녀의 집을 따와 죽서루라 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삼척시도 탄광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머물면서 돈을 벌었던 곳이지만 탄광이 폐광이 되면서 이곳도 역사와 문화관광을 위한 프로그램과 여행코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삼척의 풍경은 사진으로는 담기지만, 의미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삼척은 보여지는 도시라기보다 천천히 읽어가야 하는 도시다. 탄광이 만들어낸 산업의 기억 폐광 이후 도시가 선택해야 했던 길,속에 삼척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도시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삼척시는 체류형 생활 인구 창출을 위한 활성화 거점 조성을 목표로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5년 고향올래(GO鄕 ALL來) 공모사업에 ‘삼척웹툰 워케이션’이 최종 선정되었다. 워케이션의 공간에는 작업실, 공유오피스, 만화 도서관, 카페, 세미나실 등이 조성돼 웹툰 창작과 체류형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사는 곳과 다른 곳에 거주공간이 있다는 것은 여행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삼척이라는 도시는 스쳐 지나가기보다는 머무르기에 좋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삼척을 걷다 보면 이 도시가 단순히 관광지를 넘어선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수가 있다. 바다는 잠시 머물다 떠나는 풍경이지만, 도시는 시간을 축적하는 공간이다. 삼척은 자연과 역사가 겹겹이 쌓여 있는 도시로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행자의 어깨를 스쳐 지나가지만 골목과 누각, 시장과 사람들의 삶은 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품고 있다.
삼척도호부는 2024년까지 복원 공사가 마무리가 되었다. 삼척도호부는 보물 제213호 죽서루 일대에 있는 조선시대 삼척 관아로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의 유적 발굴조사에서 삼척도호부 건물터, 조선 시대 석성 등이 확인됐다.
때론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세계를 만날 때가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우리의 일상과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자신에게 무언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것보다는 무언가 있음을 깨달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어쩌면 삼척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화려함이 아니라 ‘균형’일지도 모른다. 자연과 산업, 과거와 미래, 관광과 일상, 속도와 여백. 이 모든 것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한 도시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 삼척은 다녀오는 곳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