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3. 2017

수목원의 가을

대구수목원

원추리가 지고 나면 옥잠화가 하얗게 피는 가을이 다가온다. 온통 열기를 내뿜는 여름이 지나면 사색할 수 있는 침묵의 계절 가을이 온다. 차를 타고 멀리 산으로 바다로 가볼 수도 있지만 도심에서도 가을을 만날 수 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화암로 342에 자리한 대구수목원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이 시민의 휴식처인 수목원으로 2002년에 재탄생하였다.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 걷는 길은 조용하면서 좋다. 한 해가 시작되면 일 년 열두 달 세시 풍속이 있는데 지금은 설이나 추석 외에 다른 풍속은 퇴색되었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음과 양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음력 9월 9일은 양이 겹쳤다는 의미의 중양절로 중구일이라고도 한다. 


400여 종 6만 그루의 나무와 1,100개 화단에 800여 종 13만 포기의 초화류를 식재된 대구수목원에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야생초화원, 약용식물원, 염료원 등 21개소의 다양한 원이 있다. 대구수목원에는 다양한 꽃이 있는데 잘 찾아보면 약으로서의 효능이 부인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도 쓰인 구절초도 있다. 

구절초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온갖 약을 써도 아이를 갖지 못했는데 장명산 약수터에서 밥을 지어먹고 구절초 달인 물을 먹으면서 지성을 드린 후에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구절초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게 불리는데 충남에서는 구일초, 전라도에서는 선모초, 경상도에서는 야국이라고 불리고 있다. 대구 역시 구절초를 야국이라고 부르는데 꼭 구절초가 아니더라도 청초한 자태로 은은한 향기를 뿜으며 순연한 가을 정취를 드러내는 꽃들이 적지 않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그런지 세상이 풍성해 보인다.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열대식물과 선인장도 온실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다시 여름으로 돌아가게 되는 공간이다. 열대식물도 있지만 화목원에서는 수선화도 있다. 세상에는 네 종류의 신선이 있다고 한다. 인선, 지선, 천선, 수선으로 물에 사는 신선이 수선이다. 물에 사는 신선 같은 꽃이니 맑고 청명하고 곱다. 특히 가을에도 열대과일원에는 향긋한 과일냄새가 나고 숲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 열매 안이 지구를 닮았다는 판다누스 야자, 마크 트웨인이 극찬한 과일인 체리모야, 뷔페식당 후식 단골 메뉴 람부탄까지 다양한 열대과일이 있다. 

200종 2,000점의 선인장과 더불어 300여 점의 수석도 전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관찰, 견학, 학습탐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 되고 있고 휴식공간으로도 인기가 많다. 오는 10월에는 ‘국화전시회’ 및 ‘야생화 전시회’가 열리며 꽃이 아름다운 나무, 관상가치가 있는 나무, 유실수 등 연간 12만 그루의 묘목을 시민들에게 분양된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2008년부터 열린 국화향기 가득한 오색빛깔의 국화 전시회가 기대된다. 작년의 국화전시회에서는  모형작, 분재작 등 1만여 점의 국화작품이 선보였으며 대구수목원 직원들이 일 년 동안 땀과 정성을 들여 직접 키운 국화를 만날 수 있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거닐면 대구의 구석구석을 모두 볼 수 있다. 성큼 다가온 가을에는 가을의 연인과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다. 익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면서 낭만에 물들어 본다. 

가을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수목원에서는 다양한 수종과 나무도 만날 수 있지만 구불구불한 초록 능선과 길이 남아 있어 걷는 즐거움이 있다. 보통 봄과 여름에 피었던 꽃은 가을에 열매로 맺는다. 대구에는 대구 수목뿐만이 아니라 대표 관광명소인 금호강 하중도 역시 가을 정취가 넘쳐난다. 


가을처럼 가을색이 아름다울때 자연스럽다.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매거진의 이전글 물의 도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