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룡으로 돌아왔지만 예상 가능한 스토리의 아쉬움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다. 이성적보다 비이성적이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치중하며 중요한 것을 모르는 존재가 인간이 아닌가. 동물들은 차라리 본능에 충실하기라도 하지만 인간은 본능에 충실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척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구에서 살아온 세월이 20여만 년에 불과하면서도 지구를 정복했다는 오만에 사로잡혀 사는 생물들이다. 사람들은 등산을 하면서도 산을 정복했다는 착각을 하며 쉽게 말을 한다. 산은 정복된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 오르도록 놔두었을 뿐이다.
‘쥬라기’ 세계관을 창조한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크리에이터’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쥬라기 월드 : 새로운 시작은 공룡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냥 기존 쥬라기버전의 다른 콘셉트만 본 느낌이 든 영화다. 재미로 시작하였던 호기심으로 시작하였든 간에 그 끝에는 항상 돈이 있었다. 돈으로 채워지고 돈으로 망하는 공룡의 복원은 결국 그 끝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미드나, 영드, 일드등 볼 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식상하다. 모두 프레임이 동일해지고 있다. 붕어빵을 찍는데 팥은 그대로이고 모양만 다른 붕어빵이 나온다고 할까. 영화 또한 그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좋아하는 시리즈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오징어게임과 같은 드라마가 된 것은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것도 익숙해졌다. 복사를 계속해나가는 좀비 시리즈도 이제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 쥬라기월드 새로운 시작은 그런 점도 지적을 했다. 처음에 공룡의 등장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디 않고 공룡산업을 저물게 되는 시점에서 그려진다.
여기에 한 가지 새로운 컨셉을 추가한 것이 인간의 심장질환을 공룡의 DNA를 통해 20년 정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 약을 만드는 데 있어서 돈은 많이 든다. 그렇지만 투자된 돈에 비해 너무나 많은 수익을 올리려고 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사실 소수만 살아남는다. 치료할 약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죽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법칙이다. 바다에서 사는 수룡, 육지에서의 가장 큰 공룡, 하늘에서 가장 큰 익룡 세 공룡의 DNA를 확보하는 미션으로 마치 게임하듯이 진행이 된다. 이 미션에 참여한 팀들은 한 명씩 죽어나가는데 사실 별다른 감흥이 없다. 어차피 목숨 걸고 한 것이니 그들의 죽음에 미련은 없지만 우연하게 이들과 합류하게 된 가족들은 모두 살아남는 뻔한 설정도 빼놓지 않았다.
육지에서는 타이타노사우루스가 경이로운 모습으로 대지를 활보하고, 바다에서는 모사사우루스가 선박을 집어삼킨다. 하늘을 수놓는 케찰코아틀루스가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한국사람들을 보면 알겠지만 쉽게 관심을 주었다가 금방 식는다. 차라리 아주 길게 갈 수 있는 그런 일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나아 보인다. 분명한 것은 공룡의 시대가 인간의 시대보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길었다는 점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영원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던져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철학적인 느낌을 담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보인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에서 마치 인간적인 것을 찾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사람들의 서바이벌 영화처럼 보이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은 있었지만 분명히 뒤에 무엇이 있을 것 같은데 마무리가 된 느낌의 영화다. 모든 시리즈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쉽게 호기심을 가졌다가 바로 싫증을 낸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그렇게 살아가도록 설계된 결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비이성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쉽게 잊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