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집대출

청년안심대출과 전세대출의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자본주의 시대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는 불평등을 인정하라고 말하면서 사실 그걸 인정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한다. 교육의 기회를 말하지만 그 기회조차도 공평하지 못한 사회에서 사는 집에 왜 그렇게 많은 대출을 해주는 것일까. 과거에는 전세대출 문제가 이렇게 크지 않았다. 웬만하면 전세사기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가 않았던 것은 청년들이든 누구든지 간에 자기 형편에 맞게 집에 들어가서 살았기 때문이다. 신축이라서 혹은 면적이 조금 넓어서 역세권이라는 것은 나중에 여력이 되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원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 없으면 그에 맞게 사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적절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는 명목아래 여력도 안 되는 사람에게 돈을 대출해 주었다. 사실 그런 돈을 대출받는 사람들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출을 받으면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집의 수준보다 더 좋아질 수가 있고 월세가 덜 나가면서 돈을 모으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돈을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전세라는 이상한 제도를 유지하면서 마치 한국인이 모두 중산층이 될 수 있을 것처럼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돈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 어떤 이는 평생 집다운 집에서 못살아야 되는 것이 당연하다. 제대로 된 수입이 없어서 평생 월세를 내면서 살다가 노년층이 되어 국가가 주는 약간의 돈을 받으면서 연명하면서 살 수도 있는 것이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필자는 그런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라는 제도 자체가 그렇다는 의미다. 여기에 탐욕이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평생 만나지도 못할 돈을 날리든 말던간에 자신의 욕심을 위해 사람들을 속이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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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안심대출 주택자체도 맹점이 있었다. 그 제도를 이용해서 임대하려는 사람을 검증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에 와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 능력도 안 되는 주제에 지렛대를 이용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했지 누군가의 삶을 책임질 생각 따위는 없었다. 사실 전세는 90년대를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면 지금처럼 집값도 올라가지 않았고 전세사기가 있을 수도 없었다. 돈을 찍을 수도 없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유난히 부동산 대출에는 너무나 은혜롭다. 진짜 가치가 있어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 국가가 빌려주고 한국인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력도 안되면서 돈을 빌려 괜찮은 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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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받아들였으면서도 마치 서민들을 위한 척을 하는 국가제도와 더불어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돈을 많이 대출해 주는 것이 청년들을 위한 것처럼 호도시켰다. 전세라는 제도가 자본주의와 전혀 맞지 않는 제도인데도 불구하고 월세 - 전세 - 자가로 이어진다는 20세기의 규칙이 적용되는 것처럼 만들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월급도 시원찮고 부모여력도 없고 모은 돈도 없으면 그냥 빌리지 말고 월세 사는 것이 맞다. 능력만큼 살아야 되는 현실에서 마치 서민과 청년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그 돈을 모아보지도 못한 사람이 돈을 빌리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것이 현재의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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