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01. 2017

교토에 가다.

1,000년 고도은 역사를 품고 있다. 

교토라는 곳은 일본의 도쿄가 수도가 되기 전에 1,000여 년간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하던 도시다. 현대적인 모습의 도쿄와 달리 오래된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교토는 일본 여행을 간다면 한 번쯤은 꼭 가볼만한 곳이기도 하다. 교토의 중심 거리는 시조도리에는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노포부터 최신 쇼핑몰, 대형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7월이면 일본의 3대 축제라는 기온 마츠리가 야사키 신사에서 열려 거리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기온의 중심을 가로질러 북쪽 산조도리, 남쪽 겐닌지로 이어지는 거리를 하나미코지도리라고 부른다. 시조도리를 경계로 북쪽에는 주점이 많고 남쪽에는 마이코와 게이샤가 있는 찻집이나 요릿집이 즐비하다. 붐비는 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곳 골목길을 거닐면 조용한 분위기의 교토의 고즈넉한 골목을 만날 수 있다. 

교토 여행을 하려면 지인의 자가용이 있지 않는 이상 대부분 첫 관문인 JR 교토역을 이용하게 된다. JR 교토역은 지하철, 사철, 버스, 신칸센, JR이 모두 모이는 교토 최대의 교통 중심지다. 벚꽃이 필 무렵에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이맘때쯤 가면 여유롭게 교토를 둘러볼 수 있다. 

300년 역사의 교토 대표 상점가에는 최신 패션 매장도 있지만 전통 기념품점이 즐비해서 기념할만한 것들을 구매해서 갈 수 있다. 교토는 천년의 고도이니만큼 에도시대 말기부터 다이쇼 시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점가가 있다. 기요미즈데라를 지나쳐서 기온 방면으로 내려가면 전통 건물 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잇는 곳에 공예품점, 기념품점, 전통 찻집, 음식점 등이 몰려 있다. 

교토의 골목들은 복잡하기 때문에 이런 표식을 잘 보고 가는 것이 좋다. 기온 거리는 야사카 신사 앞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카모 강에서 히가시오오지도리를 지나 야사카 신사에 이르는 지역을 가리킨다. 영화 속에서 보던 기모노를 차려입은 마이코가 거리에 등장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기온 마츠리의 본거지인 야사카 신사는 일본 전역에 있는 기온 신사의 총본산으로 새해 첫 참배를 드리러 오는 사람의 수가 무려 100만 명에 육박하기도 한다. 일본의 시조신인 아마테라스의 동생 스사노오 마코토가 기온 정사의 수호신으로 기온 사라 고도 불린다. 

한국은 봄과 10월이 축제의 절정을 보이는데 가장 일본다운 축제 기온 마츠리는 매년 7월에 열린다. 야사카 신사의 신을 가마에 모시고 교토 시내를 돌며 재앙과 악귀를 물리치는 행사로 이때 집에서 보관하던 가보들이 전시되는데, 주로 병풍이 많아 병품 마츠리라고도 불린다. 


보통 접대라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연상되지만 교토에서 일하는 게이코와 마이코의 접대는 가치가 있는 업무 중 하나다. 어려서 들어가는 마이코는 수련생들로 5,6년간의 수련 기간을 거쳐야 게이코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통무용과 샤미센 연주를 심사받고 통과가 되면 게이코로 데뷔하는데 평균적으로 20대 초중반에 가능하며 본명은 지워지고 게이코로서의 예명만 남는다. 이들은 지혜로운 대화를 위해 교토식 인사법이나 예의범절, 교토 요리, 교토 풍습 등을 배우게 된다. 

교토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사찰을 많이 만난다. 사찰의 규모도 천차만별로 주택가의 한쪽에 있는 작은 사찰에서 규모가 꽤 되는 사찰도 눈에 뜨인다. 같은 간사이 지방이지만 오사카와 교토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한다. 오사카 사람들은 교토 사람들을 자존심만 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교토 사람들은 오사카 사람들을 시끄럽고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교토의 집들을 보면 소박하고 오래되었다. 교토 사람들은 소비 미덕이 검소한데 내 형편에 맞지 않는 것은 사지 않는다는 교 토인 들은 특정 명품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그것을 가지고 다니는 부끄러움을 먼저 생각한다. 

일본의 음식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음식과 오사카와 교토로 대표되는 간사이 음식이 있는데 간사이는 교토의 담백한 채소 요리와 오사카의 합리적인 요리가 주를 이루며 식재료의 맛과 형태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국물이 많고 간이 심심한 것이 특징이다. 

간사이의 국물은 미네랄이 함유되지 않은 연수에 다시마로 맛을 내 재료 본연의 맛과 은은한 향으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간토는 미네랄이 함유된 경수에 가다랑어포로 맛을 낸다. 간사이는 마시는 국물로 생각하고 간토는 면에 살짝 맛이 들도록 만든다. 간사이는 우동이라면 간토는 소바가 대표 면요리다. 

한국에 한우가 있다면 일본에는 고베규가 있는데 품종 관리를 통해 나온 고베규는 일본의 프리미엄 소고기다. 지정된 사육법으로 성장한 순종 타지마규만이 고베규가 될 수 있는데 효고현 북부 산지에서 사육하는 품종으로 몸집이 작고 단단하며 지방에서 자라는 부드러운 목초, 미네랄이 담긴 물을 먹고 자라 육질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모든 타지마규가 고베규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인증 조건을 거친 것만이 고베규가 되고 나머지는 타지마규로 판매된다. 

교토의 음식점은 백 년이 기본이라고 할 만큼 오래된 곳이 많다. 스시의 핵심은 밥, 생선, 간장과 고추냉이로 그중에 스시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밥이다. 적당하게 양념이 잘 된 밥은 스시 맛을 결정한다. 스시는 흰 살 생선, 붉은 살 생선, 등 푸른 생선 순으로 먹는 것이 좋은데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지 않고 먹는 것이 장인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스시는 젓가락보다는 손을 닦고 집어먹는 것이 좋은데 젓가락을 사용할 경우 회가 왼쪽으로 오도록 스시를 왼쪽으로 눕힌 다음 젓가락으로 잡아서 먹으면 좋다. 간사이 지방 여행의 매력은 보다가 산으로 가고 먹다가 망하는 데 있다. 


천년 고도 교토의 색깔은 자극적이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심플하면서도 온화한 삶의 방식을 지향하며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면 정신적으로 충만한지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곳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 메이지신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