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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4. 2017

가을 유혹

코스모스 바다의 가을 등대 

낮보다 밤이 좋고 태양보다 불빛이 좋은 곳이 있다. 고령의 코스모스의 다채로운 색깔이 펼쳐지는 대가야교 부근에서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고령 꽃 축제가 열리는데 낮의 풍경과 밤의 풍경이 확연하게 다르게 바뀌며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1km 가까운 강변의 적지 않은 면적에 코스모스가 심어져 있어서 밤에 보면 마치 코스모스 바다가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1년생의 초본으로 가을 해가 저물녘이면 세상의 모든 고단함을 풀어주는 화사한 코스모스가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밝고 다채로운 색의 둥근 꽃송이가 높이 달려 있는 코스모스는 시민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을의 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항상 꽃길만 나오지 않는다. 코스모스 꽃의 바다가 펼쳐지는 고령의 천변길에서 한 해  살아가는 인생의 고단함을 풀어 본다.  

이날은 대구 KBS에서 6시 내 고향의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연 씨와 함께했다. 해가 저물고 조명 아래 더 아름답게 보이는 코스모스를 보며 그 화사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코스모스는 맑은 가을 햇살과 잘 어울리는 초화류이지만 의외로 조명 아래 더 아름다운 꽃이 코스모스다. 

밤도 대낮처럼 밝았던 고령의 천변에서 열린 고령 콫축제는 고령을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고령 곽용환 군수도 축제장을 찾았다. 몇 년 전부터 지상파 방송들도 페이스북 라이브나 유튜브 등을 이용한 실시간 생방송을 하고 있어서 이 방송이 익숙해 보였다. 

비교적 척박한 땅에서 쉽게 자라는 꽃 코스모스라서 그런지 그냥 지나쳐 갔었던 꽃이 이렇게 진한 색으로 보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녹색은 더 진하게 분홍색은 더 화사하게 밤하늘의 짙은 남색과 잘 어울렸다. 

신라의 수도 경주, 조선의 수도 서울, 백제의 수도 공주와 부여는 오래된 역사의 흔적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대가야의 수도였던 고령은 아직까지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고령은 작년부터 열기 시작한 콫축제를 시작으로 고령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머무를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천변에 심어진 코스모스에 담겨 있었다. 

코스모스의 물결 속에 인공조명은 마치 등대처럼 보인다. 바다에 있는 등대가 바다를 밝혀 배들을 항구로 안전히 인도하고 낮에는 배들의 방향을 알려주지만 고령 천변의 코스모스 꽃밭의 등대는 꽃밭에서 사진 찍기 좋은 장면을 연출해준다. 어디서 사진을 찍으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환한 빛이 마치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느낌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똑같은 코스모스가 하나도 없는 꽃밭에 들어가 있으면 그냥 웃음이 나온다. 코스모스가 활짝 피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전국은 코스모스를 주제로 한 축제가 연달아 열리고 있다. 경기도 구리, 하동 북천, 파평, 장천, 둔덕 등 적지 않은 곳에서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지만 코스모스 바다의 등대를 만날 수 있는 고령의 콫축제는 다른 곳보다 소박하지만 큰 즐거움이 있었다. 

개막식이 끝나고 시작되는 강하지만 짧은 여운을 남긴 불꽃놀이는 고령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대가야교의 야경과 어울려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준비된 음악에 맞춰 터지는 불꽃의 리드미컬함이 돋보였다. 

신라의 석학 최치원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현묘지도로서 '풍류'라는 한민족의 고유 사상의 존재를 확인하였다고 한다. 사계절에 생기고 변화하는 꽃을 따르는 풍류는 우리 속에 내재된 품성이라고 한다. 꽃은 선한 생명의 상징으로 한 송이 꽃으로 환생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이 담겨 있다. 세상의 모든 꽃이 홀로 피어나지 않듯이 코스모스도 홀로 펴 있지 않다. 밤의 등대 속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고령의 코스모스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내년을 기약해 본다. 


고령 콫축제 

축제장 : 고령 회천, 대가야교 일원

기간 : 9.22 ~ 9.24


부크크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사형수

최홍대가 첫 장편 소설로 발표한 '사형수'는 사회적 이슈와 언론, 사람과 사람사이의 미묘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되고 서술되었다. 과거로 부터 도망가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결국 그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의 이야기가 섵불리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갑작스럽게 사형이 집행된 이 후, 사회에서 밀려 나가지 않기 위해 살아야 했다. 군중 속에 고독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찾고 나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스토리는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나왔던 플롯이지만, 이번에는 그에 더해 현대사 속 실제 사건을 접목시키고 이를 추리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현은 사형제도가 아직 존속되고 있는 한국에서 살고 있고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기획수사에 투입되어 억울하게 그 생을 마감한다. 그 트라우마를 견뎌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꿈속에서는 현재 진행행이다. 아들이 발견하는 것을 원했는지 모르지만 숨겨 있었던 거대한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려 한 소시민의 의지가 그려진다. 또한 ‘현’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상실감과 정면 돌파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동시에 트렌디한 이슈를 끌어들여 유기적이고 심층적으로 그려졌다.

www.bookk.co.kr

 

Yes24 http://www.yes24.com/24/goods/45879998?scode=029

교보문고 http://pod.kyobobook.co.kr/newPODBookList/newPODBookDetailView.ink?barcode=1400000290057&orderClick=KBC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838776684&trTypeCd=21&trCtgrNo=585021&lCtgrNo=2967&mCtgrNo=838021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8367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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