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미래에는 순은(Silver)의 구조적 증가를 이끌게 된다.
테슬라가 한국을 일부이지만 FSD가 가능한 국가로 지정을 하였다. FSD는 이름과 달리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아니며 지속적인 운전자 감독과 개입이 필요하며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분류되고 있다. 운전대를 잡지는 않지만 전방을 주시하는 정도로 운전해도 되는 상태이기도 하다. 5년 뒤에 자동차는 우리가 알던 모습이 아니라 움직이는 전자기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의 가치가 살아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보인다.
테슬라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을 더 이상 일시불로 판매하지 않고 월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한다. 지금 출시되는 현대차의 상당 부분의 기능은 월구독제를 염두에 두고 만들고 있다. 그냥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 편의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로 전환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차량에 전자부품이 더 많이 들어가고 더 고도화되고 기계화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괜히 로봇 기업을 인수한 것이 아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거품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꽤나 좋은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지향하는 방향이 미래 자동차시장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순수한 내연기관차(ICE)는 점차로 사라져 가는 추세다. 전기차가 케즘상태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고체배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전기차시장은 올 것이다. 당분간은 하이브리드가 대세가 되어서 2030년 초반까지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가 전동화가 될수록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이 순은이다. 내연기관차만 하더라도 차량의 ECU, 센서 접점, 릴레이·스위치 접점, 인포테인먼트, 계기판 회로, 각종 전장 커넥터등에 순은이 들어간다. 고순도 은 도금과 은 합금으로 들어가는데 양이 15g ~ 30g 정도이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EV)의 경우는 전력 제어 모듈 증가, 고전압 릴레이·차단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자율주행·ADAS 센서 증가로 인해 순은이 25g ~ 60G 정도가 들어간다. 이 수치는 전기차가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을때로 산정했다.
한 대에 들어가는 순은은 많지 않을지 몰라도 세계에서 소비하는 연간생산량인 8,000만대라고 생각하면 35g × 8,000만 대 = 2,800톤에 이른다. 전 세계 은은 1년에 광산에서 약 2만 5천 톤이 새로 캐내어지고, 재활용까지 합치면 대략 3만 톤 안팎이 시장에 나온다. 1,015 Moz≈31,600 톤으로 계산해 보면 약 10%가 안 되는 은이 자동차에 들어가서 영원히 나오지 않게 된다.
아직 로봇산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우리의 가정에 로봇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게 된다. 네트워크상의 AI가 외부로 나오게 될 때 가장 필요한 원자재는 은이다. 고도화된 계산을 하고 열을 식히고 전기를 최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면 아마 로봇은 30분에 한 번씩 충전해야 할 만큼 비효율적인 골치 아픈 전자제품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의 브랜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어떤 나라가 이 전자기기의 핵심 자원을 통제하느냐다. 미래의 경쟁은 디자인이나 마력에서 갈리지 않는다. 은·구리·전력·반도체·데이터를 누가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서 갈린다. 자동차는 전자기기가 되고, 필요한 편의 기능은 구독이 되며, 은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그 가운데 원화의 가치는 내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한국은 이 변화의 생산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구독료를 지불하는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환율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느 쪽에 서 있는가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