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금속의 가치를 넘어선 미래를 좌지우지할 금속, 은
미국 조폐국에 이어 캐나다 조폐국에서 판매하는 은화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제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눈은 호주로 향했다. 이 국가들이 발행하는 은화는 실제 유통되는 화폐가치를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투자용 은화인 미국의 American Silver Eagle의 액면가는 1달러지만 실제 유통될 때의 가격은 90달러였다. 작년 코스트코에서 일부 은바(은괴)는 회원당 1개 한정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일 만에 매진되었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주도하는 종이 은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고 그냥 온라인상에서 숫자로만 거래하면서 차익 실현만을 했던 과거의 행태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가 않다. JP모건과 같은 대형은행이 매도한 은을 수령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지만 그들이 매도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서 그 가격에 은화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인 은 가격의 괴리와 더불어 실물은 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조폐국조차 미국 대형은행이 제시하는 은 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다시 은화의 가격을 제시했는데 1온스당 173달러로 책정했다. 1온스에 90달러가 아니라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한 것은 은 실물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은화의 가격으로 은 가격을 재산정해보면 국내 은바 기준으로 1kg에 1,300만 원 정도가 된다. 시중가격은 아직 이에 못 미치지만 미국 조폐국이 이미 가까운 미래의 은가격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은화를 판매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멕시코다. 고순도 은화의 대표로 미세 보안 무늬 적용한 캐나다 Silver Maple Leaf의 액면가는 5달러, 매년 동일 디자인으로 나오는 유통 목적보단 투자용의 호주 Silver Kangaroo의 호주 1달러,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용 은화인 호주의 Silver Philharmonic, 법정 액면가 없이 은 자체 가치로 거래되는 희귀 구조인 멕시코의 Silver Libertad도 점차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미 은화는 동이 나고 있다.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면서 은화를 매집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구에서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전기에너지보다 대기권 밖에서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전기에너지가 훨씬 크다. 핵융합을 통해 태양이 보내주는 에너지는 엄청나다. 이 태양광을 만드는 데 있어서 은은 필수가 아니라 절대불가결한 자원이다. 은에 대한 관점자체가 바뀌어가고 있다. 필자는 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건상 본격적인 투자를 할 수는 없다가 6년 전부터 구매를 시작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발행하는 은바의 기본단위는 100g부터 시작한다. 당시 매입가격과 지금 시중가격으로 본다면 6배가 조금 안되게 오른 셈이다. 이때에도 주변 지인들에게 금과 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금속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금, 은, 구리, 납, 주석, 철, 수은등 화폐가치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금속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화폐가치를 가지면서 영원히 가치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금과 함께 산업금속으로서의 은은 실물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었다. 그때에도 미국 대형은행들이 가지고 있지도 않은 물량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온라인상의 숫자보다는 실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리고 6년 뒤 6배쯤 오른 은을 구매했다. 물론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을 통해 구매했기에 미래의 가치를 현재로 가져오는 것처럼 적금을 붓는다는 생각으로 분할해서 구매했기에 5배쯤 오른 가격으로 구매를 했다고 볼 수가 있다. 필자가 은을 구매하기 시작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매년생산되는 은과 산업등에서 사용하면서 부족해지는 은으로 인해 괴리가 발생했을 때였다. 즉 그동안 유통되던 은이 영원히 사라져 버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금이나 은의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더 쪼개져서 판매가 되기 시작한다. 기존 유통되는 단위를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금은 0.1g, 0.05g 등의 단위로 판매가 되기 시작했고 은은 5g, 10g 혹은 한 돈정도로 판매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필자도 10g이 들어간 은 그래뉼을 구매해 보았다.
은은 더 이상 장신구나 산업소재에 머무르는 금속이 아니다. 종이 위에 적힌 숫자가 아닌, 손에 쥘 수 있는 실체로서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시장이 만들어낸 가격과 현실에서 존재하는 물량 사이의 간극이 벌어질수록 사람들은 결국 실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금이 ‘신뢰’라면 은은 ‘필요’에 가까운 금속이다. 미래 산업의 혈관을 따라 반드시 소모될 자원이면서 동시에 화폐적 속성을 지닌 드문 존재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은을 산다는 행위는 투자가 아니라 시간에 대한 보험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는 숫자를 사고 누구는 실물을 산다. 눈앞의 가격만 바라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구조를 읽는 사람의 선택은 몇 년 뒤 전혀 다른 결과로 돌아온다. 지금 손에 들린 은 10g은 작아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단순한 금속 조각이 아니라 신뢰가 흔들린 시대에 내가 붙잡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가치의 형태다.
시장은 언제나 늦게 인정하고 국가는 마지막에 따라온다. 그리고 실물은 늘 가장 먼저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에 조용히 손에 남겨두는 사람만이, 훗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