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거장전

논산 연산문화창고 4동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전

한 겨울 논산의 풍경은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도시다. 논산에 여러 여행지가 있지만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곳으로 논산 연산문화창고가 있다. 주기적으로 전시전이 열리고 있어서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연산면의 오래된 연산문화창고에 들어서는 순간, 논산이라는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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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곡식과 물류를 저장하던 창고이면서 오래전 산업의 기억이 남아 있던 공간에 예술이 들어섰다. 논산연산문화창고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 거장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공간의 정체성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창고는 물건을 쌓는 장소였지만, 이제는 예술을 만나는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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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 대신 시간과 기억, 그리고 시대의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에서는 논산이라는 도시가 문화와 예술을 통해 관광의 이미지를 덧입히는 곳이다. 논산연산문화창고의 구조는 일반적인 미술관과 다르다. 정제된 화이트 큐브가 아니라, 철골과 넓은 공간, 저장창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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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전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가 있는데 유영국, 장욱진의 작품을 직접 색칠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고 다 함께 만드는 스티커 벽화와 이우화느이 선으로부터 따라 해 보기, 도장 판화체험도 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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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 거장전에서 만나보는 작품은 벽에 걸린 대상이 아니라, 공간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가 있다.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은 겨울 속에서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한국 현대미술, 아름다움이 아니라 변화의 기록,, 거장들의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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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산업화, 전쟁, 분단, 독재, 민주화, 도시화라는 한국 현대사의 격랑을 통과한 세대다. 그들의 작품은 개인적 표현이 아니라, 시대를 견뎌낸 흔적에 가깝다. '추상 — 한국적 여백의 탄생' 추상 작품 앞에 서면 서구 미술의 영향이 먼저 떠오르지만, 곧 다른 감각이 느껴진다. 강렬한 색채보다 반복되는 선, 여백, 침묵에 가까운 화면. 이 추상은 서구의 형식이 아니라, 한국적 감각의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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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도시, 사람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은 한국 사회의 초상에 가까워 보인다. 작품 속 인물들은 영웅이 아니라, 이름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얼굴에는 감정이 아니라 ‘삶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이 작품들은 묻고 있는 듯했다. 우리는 성장했지만, 과연 행복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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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들 앞에서 관람자는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라 질문자가 될 수가 있다. 예술은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 된다. 거장전이 논산에서 열린다는 것의 의미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전이 서울이 아니라 논산에서 열렸다는 사실은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 처음 논산연산문화창고에서 열린 거장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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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예술과 학문을 폭넓게 접하며 성장한 천경자라는 작가는 1970년대부터는 해외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화 감정을 본격적으로 작품에 담기 시작했다고 한다. 천경자 작품의 주요 소재는 꽃과 여인이다. 1913년에 태어난 김환기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한국 전통 미술의 정신과 현대적 추상화를 독창적으로 표현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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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에 열린 전시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었다. 논산이라는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표현방식이었다. 논산연산문화창고에서 만난 한국현대미술 거장전은 작품을 보는 시간이 아니라, 한국 현대미술이 지나온 시간을 만나는 경험을 해볼 수가 있었다. 논산은 이제 그 기억을 저장하는 도시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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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연산문화창고의 문을 나서며 다시 겨울의 논산을 걸어보았다. 논산의 풍경은 여전히 느리고 조용했지만, 그 속에는 이전과는 다른 결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곡식과 물류가 쌓이던 공간에 예술이 들어오고, 노동의 기억 위에 사유의 시간이 겹쳐지는 순간, 논산은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가 된다.


한국 현대미술 거장전

논산 연산문화창고 4동 다목적홀

2026.01.27. (화) ~ 03.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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