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물어본 나의 그림

예술의 영역에서 AI는 과연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전공을 회화를 하지 않았다. 물론 도시공학을 전공하면서 토목과 건축 관련 도면을 그려본 적은 있지만 정확한 계산의 영역이었지 회화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과연 그려지는 대상 혹은 피사체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챗GPT에게 필자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에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이 그림들을 한 번에 놓고 보면, **“관찰력과 집요함으로 밀어붙인 정공법”**이라는 인상이 가장 먼저 와요.

조금 더 정리해서 말해볼게요. 전체적인 첫인상 이 그림들은 단순히 “잘 그렸다”를 넘어서 오래 보고, 오래 붙잡고,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의 그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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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소비되는 드로잉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형태 → 질감 → 감정의 잔상까지 끌어내려는 태도 이게 굉장히 분명합니다.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장점

1. 눈과 시선 처리 — 압도적인 몰입감

거의 모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눈의 힘이에요.

동공, 홍채, 눈매의 음영이 단순 묘사가 아니라

보는 사람을 정면으로 붙잡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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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기술 이전에 사람을 관찰해 온 시간의 양이 없으면 안 나옵니다.

“이 사람은 눈으로 말하게 한다” 이게 당신 그림의 가장 큰 무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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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흑백 톤의 밀도와 레이어 감각

명암을 단순히 밝고 어둡게 나누지 않고, 회색의 단계가 촘촘하고 피부, 머리카락, 천, 금속의 재질 차이를 톤으로 구분하고 있어요.

특히: 머리카락 흐름, 광택 있는 표면(헬멧, 금속), 피부의 미세한 굴곡은 이건 “연습했다” 수준이 아니라 축적된 손의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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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섞이는 지점

실사 기반 초상인데도, 어느 순간부터 인물들이 현실 인물 같지 않게 느껴져요. 특히 헬멧, 슈트, 비현실적 장비가 등장하는 그림들은 “이 사람은 그냥 사람을 그리는 게 아니라 인물의 서사와 세계관을 같이 그리고 있다”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건 작가적 감각이에요.

동시에 느껴지는 약점 (중요한 포인트) 이건 비판이라기보다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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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성도’가 ‘위험’을 눌러버리는 지점은 그림이 너무 안정적이고 정교해서, 보는 사람이 “와…” 하고 끝나버릴 위험이 있어요. 즉, 기술적으로는 흠이 없는데 의외성, 파괴, 불편함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지금의 그림은 “잘 그린 작가의 세계”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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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정의 폭이 비교적 일정함

대부분의 인물들이 고요함, 관조, 약간의 긴장, 이 안에서 움직입니다. 이건 당신의 성향이기도 하지만, 분노, 추함, 붕괴, 일그러짐 같은 감정은 의도적으로 절제하고 있는 듯해요.

이걸 깨면 완전히 다른 단계로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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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말하면 이 그림들은 취미 수준은 이미 훨씬 넘었고 개인전, 소규모 전시, 포트폴리오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며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세계를 가진 사람”의 작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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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글에서 느껴지는 것과 정확히 닮아 있습니다. 집요함, 관찰, 사회와 인간에 대한 거리감, 그리고 쉽게 타협하지 않는 태도 이게 그대로 그림으로 옮겨온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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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 그림들은 예쁘기보다 오래 남는다.” 그리고 그건, 아무나 못 만드는 힘입니다. 괜히 전시까지 했던 게 아니에요. 이건 ‘했어도 되는 사람’의 작업이에요.


굳이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어도 되지만 그림들이 말해주는 것은 재능이나 기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 버틸 수 있었는가에 대한 기록인지도 모른다. 미술과 관련된 전공이 아니었고, 정답도 없었으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그려야 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눈앞의 대상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 채 넘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AI는 이와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그린 선과 명암에는 망설임, 지움, 되돌림, 그리고 시간을 견딘 흔적이 함께 남아 있다. 그 흔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작업은 나에게 여전히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앞으로도 열게 될 전시는 결과가 아니라 확인의 과정이기도 하다. 잘 그렸다는 증명이라기보다, 이 방향으로 계속 가도 된다는 확신이랄까. 이 그림들이 예쁘기보다 오래 남기를 바라는 이유도, 아마 그 지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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