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관광지로 자리 잡을 부여군 남부권역 관광거점의 서동요테마파크
오래간만에 부여군에 자리한 서동요 테마파크를 방문해 보았다. 서동요 테마파크는 말 그대로 시간여행을 하는듯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시간이라는 개념이 떠오른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현재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이유는 화려한 SF 장치 때문이 아니라, 결국 사람의 삶이 시간 위에 쌓여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백제를 콘셉트로 만들어진 서동요 테마파크는 약 1만여 평 백제왕궁, 왕궁마을, 왕비처의 대지 위에 조성된 오픈세트장에 오늘날의 과학기술 연구소 격인 태학사 등이 있고 고려말에서 조선초 건국과정을 풍수지리를 통해 드라마화한 대풍수 세트가 자리하고 있다.
부여 서동요 테마파크는 드라마의 세트장이자 관광지이지만, 단순한 촬영지를 넘어 시간을 겹쳐 놓은 공간처럼 다가온다. 백제 무왕이 되기 전 서동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재현한 현대의 공간이 한자리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무왕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서동이라고 불렸던 그 시기로 돌아가지 않을까. 백투 더퓨처에서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 부모의 젊은 시절을 마주한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가족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며,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겹쳐진 층처럼 느껴진다. 서동요 테마파크 역시 비슷하다.
서동요 테마파크의 바로 옆에서는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다. 이 사업은 2020년 충청남도 제2단계 1기 균형발전사업으로 선정된 뒤 추진돼온 것으로 한옥 펜션과 관리동, 지역 판매시설, 창고 등이 들어선다.
부여군은 이번 한옥 펜션 조성사업을 통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인근 관광 루트와 연계한 지역특화형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미 교과서로 알고 있는 백제의 역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을 걸어보면 그 역사는 배경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다가온다. 테마파크 안을 천천히 걷다 보면, 이곳이 ‘과거를 보여주는 장소’라기보다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드라마 속 장면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로, 실제 백제의 시간을 상상해 볼 수가 있다. 영화 속에서 시간 여행이 현재를 바꾸듯, 이곳에서는 현재의 시선이 과거를 다시 해석하게 된다. 서동요 테마파크에서 마치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을 것인가.”
서동요 테마파크가 조용히 던지는 질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는 어떤 선택 위에 놓여 있는가.”
부여의 풍경은 서두르지 않았다. 백제의 수도였던 땅 위에 현대의 여행자가 서 있지만, 시간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 것이다. 이곳을 여행하는 일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미래를 상상하는 것도 아닌 현재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일이 된다. 서동요 테마파크는 그런 공간이다. 화려한 놀이기구는 없지만, 천천히 걷다 보면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올해 10월 준공이 목표라는 한옥 펜션은 향후 서동요 테마파크 전체 조성계획과의 시너지를 통해 남부권 관광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가 있다.
결국 여행은 이동이 아니라 시선의 변화일지도 모른다. 백투 더퓨처가 시간을 통해 삶을 다시 보게 했다면, 부여의 서동요 테마파크는 공간을 통해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과거와 미래 사이 어딘가에 서서,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여행. 그 점에서 이 두 이야기는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시간을 건너는 여행은 멀리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