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된 살인 Part 9

악의

악의


살인은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창조의 한 방법이다. 그것이 의도된 악의에서 비롯이 되었던 우연 이든 간에 조금은 바뀌게 된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간혹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사망 시각은 2일 전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입니다. 정확한 사망시각은 해부한 뒤에 말해드리겠습니다." 사망 사건이 일어난 그때 옆에 없었다면 사망한 시각을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냥 근사치로 추정할 뿐이다. 사망한 시각을 알 수 있는 시계 같은 것과 연관되어 추리할 수 있는 그런 정보가 없다면 사람은 여러 가지 복잡한 조건에 의해 부패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체온은 평균 37도 정도 되는데 생명이 끊긴 직후부터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한다. 사망 후 6시간에서 8시간 이후 평균 한 시간에 1.8도씩 체온이 내려가고 그 이후로 체온 감소율은 떨어진다. 그런데 이건 일반적인 상태에서 그렇고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경우 체온이 낮은 상태에서 내려가고 뇌출혈이나 목졸림등으로 사망하면 체온이 더 높게 올라간 후 내려간다.


나는 살해할 대상을 선택한 후 죽음에 이르게 되면 얼굴이 굳기 시작하는 3~4시간 정도 사이에 사체를 냉동고로 옮긴다. 팔다리는 4~6시간 사이에 딱딱하게 굳고 대략 12시간이 지나면 온몸이 굳기 때문에 시체를 이동하는 게 어렵다. 물론 12시간 이후에 몸이 물러지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부패도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선호하지는 않는다.


골목길의 한쪽에 자리한 커피숍은 그다지 특색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어서 오세요." 그냥 가볍게 고개만 끄덕이고 들어간다. 생각보다 작은 커피숍이다. 언제부터 그런 능력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여자의 얼굴과 말하는 걸 보면 거짓이 그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럼 확신이 선다.

"주문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더치 커피 레귤러요."

"더치 커피 레귤러요. 계산해 드릴게요."

"여기요."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적고 커피의 쓴맛이 적은 더치커피가 좋다. 원래 네덜란드인이 먹는 더처커 피는 일본에서 유래된 용어다. 아무튼 부드럽고 향과 맛이 좋아서 커피의 여신이라 불릴만하다. CCTV는 하나가 있다. IR 기능까지 있긴 하지만 저 정도의 IR LED로는 야간에 제대로 찍히지는 않을 듯하다.


"여기 있습니다." 여자의 얼굴을 보니 거짓으로 점철된 인생이다. 내가 생각했던 그 여자가 맞다는 확신이 든다. 40대임에도 불구하고 30대 같은 외모와 몸매라... 저런 스타일이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혼자서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우아해 보이는 표정으로 남자들을 유혹할 것이다. 자신 때문에 생활이 힘들어질 남편과 두 아이는 그녀의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은애


만 분의 1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갔나? 갑자기 처음 보는 커피숍에 내가 이동해 있었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지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한 명과 카운터에 서 있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도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희미하게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에 엄습 해오는 불쾌한 느낌 이건 뭐지? 끈끈하고 축축한 그런 구덩이에 있는 그런 기운이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뒤에 그 남자가 앉아 있었다. 살인자. 나를 죽인 그 놈이다.


"아아악" 나도 모르게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 남자는 들리지 않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카페 여자와 커피숍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넌 살인자야!"

"날 왜 죽인 거지?"
"대답해! 대답하라고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그 남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수첩에 무엇을 적고 있었다. 여자로 보이는 이름이 중심에 있고 여러 사람의 이름이 마치 링크처럼 얽혀 있었다. 그리고 시간과 행동 같은 것이 빼곡히 적혀 있는데 이건.. 살인을 준비하는 수첩간은건가? 나를 납치할 때도 이렇게 준비한 거야? 커피숍의 카운터에 있는 여자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 내가 막아야 하는 건가? 어떻게 그리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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