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기술, 코인은 복사였다

위조지폐는 범죄지만 쓰레기 코인은 범죄가 아닌 세상

비트코인이 처음 나오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냥 미국이 달러를 너무 많이 찍으니 가치저장수단을 만들자는 논의에서 시작되었지만 세상에 나오고 나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가치저장과는 전혀 다르게 투기성 시장에서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어떤 생산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 그냥 컴퓨터가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어가면서 수학문제를 풀어서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그나마 비트코인은 기술적인 의미라도 있지 코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각종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코인은 토큰 발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개인적으로 참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의 화폐를 일반 사람들이 발행하면 법적으로 처벌받지만 그것과 거의 유사한 코인발행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과 가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의 차이다.


소프트웨어 공학을 공부해서 그런지 몰라도 비트코인이나 토큰의 구조를 이해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 사람들은 코인을 복합함 암호학 기술과 슈퍼컴퓨터급 채굴 시스테모가 새로운 금융 인프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기대한다.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코인은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블록체인 위에 ‘스마트컨트랙트 한 장’ 올린 것에 불과하다. 새로운 화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코드를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토큰 수량을 기록하는 스크립트 배포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기반 토큰(ERC-20)의 구조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ERC-20 토큰의 핵심 기능은 사실상 아래 5가지가 전부다. 총 발행량(totalSupply), 잔고 조회(balanceOf), 전송(transfer), 승인(approve).
승인된 전송(transferFrom)만 있으면 된다. 개념적으로 선언하면 아래와 같이 코드가 만들어진다.

mapping(address => uint256) balances;

function transfer(address to, uint256 amount) {

balances[msg.sender] -= amount;

balances[to] += amount;

}


새로운 코인을 만드는 데는 아주 짧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픈소스 토큰 탬플릿을 가지고 이름만 수정하고 발향량을 입력하고 배포를 하고 난 다음에 어떻게든 거래소에 등록하면 된다. 그럼 무가치한 것이 가치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여기에 설명회를 하면 무지한 사람들은 그걸 보고 아~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건가라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


그나마 비트코인은 기술에 기반하여 만들어지기에 희소(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할 수도 있지만 토큰은 블록체인의 자원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하나의 데이터 객체일 뿐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코인은 ‘발행 비용이 거의 0’인 자산이 바로 코인이다. 굳이 말하자면 디지털상에서 태그를 달아놓은 그런 거짓 디지털 화폐라고 할까.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기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기술적으로 아무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보여주면서 수익을 말한다. 기술도 의미도 없지만 아무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아닌 느낌에 기대서 거래하는 것이 코인이다. 발행이 쉬운 만큼 사라지는 것도 쉽고,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어떤 자산보다도 가벼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은 채굴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고, 기업의 주식은 생산과 실적이라는 검증 과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토큰은 만들어지는 순간 이미 공급이 완료된 상태이며, 그 이후에는 아무런 생산 과정도, 가치 창출 과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가격은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에서 만들어진다.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설명, 미래 산업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조급함이 시장을 움직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남는 것은 기술 문서가 아니라 거래 기록뿐인 경우가 많다.


가치 저장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축적되어야 한다. 그렇게 쉽게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기술적인 장벽은 마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신뢰는 코드 한 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깨지지 않았다는 경험에서 형성된다.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야기했던 ‘화폐 시스템에 대한 실험’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후 무수히 복제된 토큰들은 실험이라기보다 복사의 반복에 가까웠다.


contract SimpleToken {

mapping(address => uint256) public balances;

uint256 public totalSupply;

address public owner;

constructor() {

owner = msg.sender;

}

// 토큰 발행 함수 (Mint)

function mint(address to, uint256 amount) public {

require(msg.sender == owner, "Only owner can mint");

totalSupply += amount; // 총 발행량 증가

balances[to] += amount; // 특정 주소에 숫자 추가

}

}


디지털이라는 이유만으로 희소성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디지털은 복제가 가장 쉬운 환경이다. 블록체인은 위변조를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 위에 무엇을 얼마나 많이 올릴 수 있는지는 전혀 제한하지 않는다. 기술은 희소성을 보장하지 않았고, 단지 기록 방식을 바꾸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코인 시장을 보면 기술 혁명이라기보다 신뢰를 기술이 대신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여전히 사람이 만들어 내는 믿음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새로운 화폐의 탄생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인간이 얼마나 쉽게 ‘이야기’를 자산으로 착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지나가겠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이해하지 못하면 가치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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