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속을 넘어서 산업금속으로 날개를 달은 귀금속 은
2018년쯤이었나? 포나인 순은이 1kg에 70만 원이 안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26년 2월을 기준으로 7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은은 100g에 불과하다. 가격으로 본다면 10배가 오른 것이다. 최근에 구매한 은 100g이 도착을 했다. 할인과 포인트등을 활용하여 샀지만 60만 원이라는 돈이 필요했다. 은(銀)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흔히 금의 “대체재”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은은 금과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금속이다. 금이 전형적인 가치 저장형 금속이라면, 은은 산업과 투자, 두 세계에 동시에 걸쳐 있는 금속이다. 이 이중적인 성격 때문에 은의 가격은 단순한 귀금속 시장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흐름과 기술 변화까지 함께 반영한다.
최근에 주목을 하고 있는 회사 중에 삼성 SDI가 있다. 이전까지는 LG에너지 설루션이 주목을 받았지만 테슬라와 현대자동차와의 계약등을 통해 삼성 SDI가 주목을 받는 이면에는 전고체 배터리가 있다. 로봇을 오래 그리고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전고체배터리다. 리튬이온보다 가볍고 더 오래가며 더 안정적이다. 이 배터리의 핵심에는 은이 필요하다. 전고체배터리를 위해 삼성 SDI는 자사가 가지고 있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식을 10조를 내놨다고 한다.
전고체배터리를 장착한 차가 2027년부터 출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에 채워졌던 액체와 흑연이 있던 공간에 은이 들어간다. 훨씬 오래가고 충전 후 갈 수 있는 거리도 길어진다. 전고체배터리에 들어가는 은은 한 대에 1kg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전고체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의 가격도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은은 인류가 사용해 온 금속 가운데 전기 전도성과 열 전도성이 가장 뛰어난 금속이다.
은은 반사율이 높고, 항균성이 강하며, 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이다. 구리가 시간이 지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만 은은 그렇지가 않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속성을 유지하고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 특성 때문에 은은 단순 장신구용 금속이 아니라 현대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가 되었다.
태양광 패널 : 전극 소재로 은이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반도체·전자기기 : 고성능 회로와 접점 재료에 활용됩니다.
의료 분야 : 항균 특성 때문에 의료기기·창상 치료 소재에 사용됩니다.
전기차·배터리 : 전력 효율과 연결 신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정밀 산업용 납땜 및 합금 : 고온·고신뢰 환경에서 사용됩니다.
즉 AI와 대용량의 서버, 전고체배터리의 차량에는 빠져서는 안 될 금속이다. 금은 대부분 다시 녹여 재사용되지만, 은은 산업에서 사용된 뒤 상당량이 회수되지 못하고 샐러드. 그래서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소모되는 자원이라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이 “축적의 금속”이라면 은은 “순환의 금속”에 가깝다.
금은 쌓아두기 위해 존재하고
은은 사용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금은 정적인 자산이고 은은 경제와 산업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금속이다. 시간이 지나서 2030년이 되면 오늘날의 은의 가격이 어떻게 될지 쉽게 예측하기가 힘들 정도다. 지난 7년의 변화보다 더 극적으로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전고체배터리는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 SDI의 주가는 이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제 배터리는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 불과 얼마 전에 똑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은의 양이 1/10로 줄어들어버렸다.
그렇다면 은의 미래는 단순히 “오를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은은 이제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아니라, 기술 전환의 속도와 연결된 금속이 되고 있다. 태양광이 확대될수록 AI 서버가 늘어날수록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수록 은은 더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역설이 생긴다. 금은 대부분 다시 회수된다. 그러나 은은 산업 현장에서 흩어지고 소모된다. 재활용이 쉽지 않은 영역이 많고,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다.
공급은 부산물 구조에 묶여 있고, 수요는 기술 혁신과 함께 구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긴장은 단순한 가격 상승의 문제가 아니라 자원의 전략적 성격 변화에 가깝다. 은은 더 이상 금을 대체하는 저렴한 귀금속이 아니다. 은은 전기와 연결되고, 데이터와 연결되고, 에너지와 연결된다. AI가 작동하는 서버 안에도 자율주행차의 회로 안에도 태양광 패널의 미세 전극에도 은이 있다.
우리는 은을 투자 자산으로 보고 있지만 어쩌면 산업은 이미 은을 필수 인프라로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2030년이 되면 오늘의 가격은 어떻게 보일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은이 차지하는 구조적 위치가 어디로 이동하느냐다. 금은 화폐가 무력화될 때 두려움이 커질 때 오르는 금속이다. 은은 기술이 가속할 때 오르는 금속일 수 있다. 그 차이가 앞으로 몇 년 사이에 점점 더 분명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