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고 바라는 게 뭘까

미니 버터링 쿠키 & 잼쿠키

by 유리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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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시간.


근무가 끝나고 이거저거 하고 나면 밤 10시가 조금 넘는다.

재택이라 그래도 좀 수월할까 싶지만, 실제 근무 시간은 저녁 7시인지라

실상 네 아이들을 다 챙기고 청소하고 뒷정리에 씻기까지 하고 나면 밤 12시가 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뭔가 숨돌리고 싶어서 조금씩 베이킹을 해보고 있다.

레시피대로 해보기도, 혹은 그냥 내 멋대로 변형해가면서 그냥 조금씩 조금씩.


여러번 팬을 바꿔가면서 하려면 좀 귀찮기도 하지만, 역시 미니 오픈인 편이 낫다.




올해 유독 변화가 많은 것도 같다.

나는 다시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생각지도 않게 이사를 하게 되었지만,

여긴 서울에는 없는 오일장이라던가, 눈이 가득 덮히는 산이 코 앞에 있다.

쿠팡 와우나 B마켓이 안 되는 것을 깨닫곤 잠시 콰쾅! 했지만.

뭐 그래도 큰 마트가 대략 차로 10분 남짓 안에 있다는 것, 다이소도 있고 애들 병원이며 네일샵까지...


이사오기 전, 하나 하나 새로운 터전에 자리를 잡았을 때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사를 하고 나니

내심 든든해졌고 이젠 치즈큐브식빵도 내 입맛에 맞게 구워낼 수 있게 되었다.


건포도 식빵은 럼주에 건포도를 너무 오래 재워둔 탓에 술을 씹는 것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지만.

이사오기 전, 어쩌면 아침마다 바로 구워낸 식빵과 뜨거운 커피를 눈이 가득 쌓인 산을 바라보며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내내 설렜었다.




내년에 내가 바라는 건 별 것 없다.

그저 늙고 낡은 나의 아이들이 올해 큰 애가 그러했듯, 건강하게, 떠난다면 아프지 않게.


그리고 늘 단발 아래로 내려가 본 적 없던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보는 것.

얼마나 더 함께일지는 모르겠는 남친과 그래도 일년은 채워보는 것.

아, 케이크를 만들어 보는 것.

낙서를 남길 수 있는 개인 홈페이지를 직접 코딩해서 짜보는 것.


천천히 흘러 스미는 짙은 잿빛 겨울 바람처럼 나의 시간이 그렇게 흐르길 바라고 있다.




또 뭐? 라고 누가 굳이 묻는다면야....

아주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무겁고도 두꺼운 친구 하나를 만나고 싶단 생각 정도.

요즘 내게 말거는 모두는 너무 가볍고 시끄러우며 너무 달아 오히려 혀가 아릴 지경이다.


겨울 공기처럼 차고, 맑고, 무거운 하나를 만날 수 있다면... 그래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집 안 달달한 설탕향과 버터향이 다 사라지기 전에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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