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것도 "잘" 버려야 한다. 내게 가치 있고, 없는 것은 무엇일까?
막상 물건이나 습관을 버리려고 하면 갖은 이유가 따라온다. 습관은 눈에 명확히 보이지도 않고 판단하기 모호한 구석이 많으니, 아직 우리 같은 초심자 단계에서는 내려놓는다 치자. 그러나 물건은?
당신의 집에는, 가방에는, 공간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건이 있고 또 그 물건들을 얼마나 썼는지/쓰지 않았는지 아는가? 당장 책상이나 부엌만 가도 우리는 구석진 곳에서 쉽게, 한달은 넘도록 쓰지 않은, 아니 한달은 뭐야. 잘만 새면 1~2년도 훌쩍 된 물건들이 쌓여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일단 두면 언젠가 쓸 거야. 막상 필요할 때 이미 버리고 없으면 억울하지 않아?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품고 살 이말. 그러나 생각해봅시다.
정말로요? 정말 진심으로요?
어떤 물건을 버리지 않았느냐는 모두 생각이 다를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문제집과 책에 대한 애착, 옷에 대한 애착이 심해서 절대 못 버렸어요.
새 책을 둘 공간도, 새 옷을 둘 공간도 부족해지고 나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어떻게든 박스 보관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낡고 헌 것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물건을 버리기 힘들어 할까요?
이유를 탐험하는 것도 꽤 재밌겠지만, 더 중요한 건 개선이겠죠.
그러니 이유는 아주 간단하게 짚고 넘어갑시다.
사실 이유라는 것도 우스운, 그저 우리끼리 웃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요.
잠시 화면을 끄고 2분, 아니 30초만 있다가 와 봅시다.
하나, 둘, 셋!
생각하고 오셨나요?
어떤 이유를 생각해보셨나요?
저는 농경사회에 적응한 인간이 결정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벼농사를 짓게 되면서부터, 인간은 수렵 채집 이동이 아니라 정착과 비축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부가적인 음식들이 있지만, 우리의 주식인 밀, 또는 쌀은 한 철에만 잔뜩 납니다. 다른 계절에는 쌀이 나지 않죠. 그런데 그때 저희가 굶을까요?
아니요.
쌀의 일부는 새로 농사짓기 위해서 종자로서 남겨두고,
우리는 나머지 쌀을 가공하고 잘 말려서 일년 내내 먹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는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서 무조건 물건을 오래,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생존에 직결되게 되었습니다.
잘 아껴서 오래 보관하고. 함부로 버리지 않고 쌓아두다가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되었죠.
그 때문일까요.
이제 우리는 물건이 풍족한 현대 사회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저희는 생존하기 위해서 농사를 짓기 보다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고, (농사를 짓는 분들도 계시지만 말입니다.) 돈이 제일 중요해졌어요. 어떤 형식으로든 돈을 벌면 좋은 것이 되게 되고, 현대인의 특성상 도시를 옮기거나 이직을 하거나, 갖은 이유로 더 먼 거리를 향해, 더 자주 이사를 하게 됩니다.
이제는 더이상 비축과 절약이 무작정 좋은 시대가 되지 않았어요.
무작정 안고 가는 것을 떠나서, 우리는 넘쳐나는 새로운 것들, 경험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비우고 또 채우고를 반복해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의 뇌는 여전히 농경사회의 그 마인드에 그쳐 있는데요. 아직 현대 사회에 뇌가 적응을 하기에는 현대사회가 시작된지 오래되지 않아, 이런 오류들이 종종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자신이라는 자아를 유지하면서 자본도 적당히 유지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효율적이기 위해서, 나를 더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서 무언가를 버려야만 하는데요. 그때 저희는 "내게 중요한 것"을 버리지 않고, "내게 중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때의 기준이 될 수 있는게 바로,
"가치관" 인데요.
예전의 저는 무작정 비싸면 좋은거, 싼거면 상관없는거.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이제는 비용이 얼마가 들었던 간에 제가 정말로 잘 쓰거나 제게 의미가 있는 것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요즘은 당근마켓처럼 중고거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비싼 것이라도 돈을 받고 팔면 되니 망설임도 줄고, 안 쓰던 물건으로 돈도 벌고 일석이조입니다.
그러면 가치관으로 돌아가봅시다.
막상 물건을 버리려고 하면 어떤 것이 내게 중요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게 갑자기 중요해 보이고, 왠지 버리라고 하면 어떻게든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련이 생기고. 그러지 않으신가요?
이때 저는 2가지 기준을 세웁니다.
1-1. 안 쓴지 얼마나 되었는가?
1-2. 저번에도 이런 생각으로 버리지 않았던것인가? 그렇게 버리지 않고 내가 정말로 사용했던가?
2. 내게 얼마나 객관적인 가치가 있는 것인가 ?
2-1. 나의 일의 효율을 높여주는가?
2-2. 나를 들뜨게 만들어주거나 내게 의미가 깊은 물건인가?
정리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다만 이것은 저의 기준으로, 필요한만큼 변형하거나 추가하실 수 있어요.
2번에 대한 것은 철저히 "내게" 가치가 있는가에요. 물건이 비싸던, 귀중하던 뭐던 간에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간에. 정말로 이 물건은 "당신에게" 가치가 있나요? 정말 소중하고, 간직하고 싶은 것인가요? 관성이거나 과거의 기억 때문에 괜히 미련을 가진 것은 아니고요?
저희는 공간이 돈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집은 평당 가격이 급격히 차이가 나고, 남는 공간은 어떤 형식으로든 또 다른 자원이 될 수 있는 시대에요.
지금 물건이 쌓인 그 공간을 치우고, 그곳에 작은 작업실을 만드는 건 어때요?
아니면 그 공간에 다른 사업이나 부업을 할 수 있는 물건을 두는 건요?
정말로 저 공간에, 저 물건들이 있을 가치가 있나요?
한번 생각해보시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며, 만약 정하셨다면 당신의 그 비싸고 소중한 공간에, 어떤 가치가 있는 물건을 남겨둘지 고민해보시길 바래요. 늘 처음이 어렵지, 막상 시작해보면 어느새 곧잘 정리가 되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거에요. 여러분의 미니멀 라이프를 응원합니다.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생활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