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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Aug 05. 2019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 누가 승자인가

<포노 사피엔스> 묵상독서/어른의 홀로서기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1943년)는 자아실현의 욕구, 존경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안전의 욕구, 생리적 욕구라는 다섯 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그 밑에 와이파이 욕구와 스마트폰 배터리 욕구를 추가하자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 외출 중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얼마 남아 있지 않으면 불안해지기 시작해서 결국 방전되면 미리 충분히 충전시켜 놓지 못하거나 보조 배터리를 들고 오지 않은 것이 심히 후회된다. 때로 곧 지하철에서 내려 스마트폰의 NFC 기능으로 개찰구를 통과해야 할 때면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폰 탄생 10년 만인 2018년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36억 명을 돌파했고 우리나라 사람들만 해도 하루 평균 4시간가량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니 그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69쪽

따라서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문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디지털 문명을 이용하는 신인류를 포노 사피엔스 PHONO SAPIENS라고 불렀다. (2015.3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25쪽

 

스마트폰의 저변 확대와 그 무시무시한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대처해야 함에는 이의를 달 수 없다.

그러나 자칫 스마트폰의 영향력에 압도되 스마트폰 의존성을 더 심화하거나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상황에 위안을 삼아서는 안되겠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논지를 일부 반박해 본다.


5쪽. '전문가들이 독점해왔던 지식은 이제 필요한 순간 스마트폰이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때문에 우리가 하루에 접하는 영상, 텍스트, 음악 등 모든 종류의 정보를 고려하면 우리의 뇌는 그 어느 때보다 박식하고 지혜롭습니다.'

--> 박식한 것은 인정한다. 꼭 스마트폰 때문이 아니라도 인류는 항상 지금이 그 이전 보다 더 박식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과거에 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이 과거보다 지혜롭다는 말은 논리의 비약이다. 백번 양보해서 100년 전보다는 지혜로워졌다고 해도 과연 10년 전보다 더 지혜로워졌는가?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PISA(국제학생 평가 프로그램) 지수는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특히 우리나라는 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손쉬운 검색이 오히려 지식 습득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게 했고, 깊은 생각도 거추장스럽게 만든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34쪽. '스마트폰이 등장한 뒤 사람들이 보는 정보는 달라졌고, 그래서 36억 인구의 생각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이 정보 전달의 변화가 개인과 사회가 바뀐 가장 큰 이유입니다.'

--> 저자는 전에 종이신문을 볼 때는 국민이 같은 시간 대에 모두 같은 걸 보고 복제하는 나라, 그래서 매일같이 유사한 생각을 함께 만들던 나라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종이신문을 볼 때는 그래도 더 다양한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광고며 부고란 기사까지. 그런데 현재 온 국민이 주로 보는 네이버 뉴스 코너는 포털이나 각 신문사에서 큐레이션 해 준 대표 기사만 주로 보여주는 형태다. 이런 기사에만 전국민의 시선이 쏠린다. 이 뉴스들을 많이 보게 되니 상위에 랭크되고 또 더 많은 사람의 눈에 띄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게다가 이미 생생하게 경험한 바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댓글의 분위기에 휩쓸린다. 최소한 뉴스에 관한 한 스마트폰이 정보의 선택권을 줄였다. 생각이 다양화되고 독립적이 되었다기 보다 오히려 일원화되고 대중적이 돼 버렸다. 


79쪽. 스마트폰을 손에 쥔 36억 명의 인류는 거의 실시간으로 구글에, 위키피디아에, 유튜브에 있는 지식 모두를 자기 것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사실이다. 그런데 다들 같은 조건에 있기 때문에 그게 경쟁력이 될 수 없다. 검색 불가능한 나만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자기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라도 포노 사피엔스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역설적이게도 스마트폰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스마트폰이 몰고 온 전환과 혁명의 시대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늘 그랬듯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이 주는 달콤함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과 그것으로부터 한발 물러서서 그것을 이용해 게임 체인저가 되는 사람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게임 체인저의 주역들은 그들 자녀의 손에 스마트폰을 방임하지 않는다. (미국의 IT 기업 창업주들이 자신의 자녀들을 교육하는 방법은 오히려 아날로그적이다.)

게임에 빠져 있던 사람이 게임회사를 창업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는 류의 영웅담은 모든 게임족에 일반화되거나 위안이 될 수 없다.

대부분은 40대가 되고도 여전히 그냥 쾡한 눈으로 게임만 하고 있을 뿐이다. (때로 스마트폰 개수를 늘려서)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스마트폰을 집어치우는 시간을 늘리고,

집중해야 할 일에 제대로 집중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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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독서 203차>


위 글은 <<포노 사피엔스>>(최재붕/쌤앤파커스)를 읽고, 『묵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책의 주장과 다소 다를 수 있으며, 제 생각이 다수 첨가됐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포노사피엔스 #최재붕 #스마트폰 #신인류 #포노 #이찬영 #아침공부 #묵상 #묵상독서 #홀로서기공부 #어른의홀로서기


1장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의 탄생


write by 기록과미래연구소, 이찬영

시간관리, 목표관리, 학습관리, 지식관리, 자기경영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 zanrong.com

시간을 만드는 생산성 다이어리, 스케투(sche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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