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떠날 거야, 항저우
愛_ 6
역시 항저우의 제일 큰 매력은 시내에 있는 서호일 것이다. 중국 사람도, 한국 사람도 항저우에 온다면 서호는 무조건 가는 것 같다. 그만큼 너무 유명하고 중요한 관광지이면서 시내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보게 되는 곳이다.
내가 처음 서호를 봤던 건, 나를 항저우로 이끌었던 난징 어학연수에 포함되어 있던 패키지여행이었다. 그때도 아주 당연하게 일정 중에 서호 관광이 있었다. 심지어 그때는 눈도 내려서 소복이 쌓인 눈도 함께 봤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잎을 길게 드리운 큰 느티나무들, 잔잔한 호수, 그 우아한 자태를 봤다면 그 누구라도 서호에 반했을 것이다. 다시 항저우에 온 뒤로도 서호에 자주 갔다. 학교와도 가까워서 저녁에 바람 쐬러 자전거 타고 가고, 새해 첫날에는 서호 근처 낮은 산으로 일출을 보러 가고, 롱징철에는 롱징촌(龙井村, Lóngjǐngcūn) 근처로 구경 가고, 여름에는 연꽃 구경을 가고, 가을에는 서호 근처로 트래킹을 가고, 겨울에는 눈이라도 내리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눈 쌓인 서호를 보러 갔다. 사실 이런 이유가 없어도, 서호는 가고 또 갔다.
서호를 구경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러닝을 하며 즐기는 사람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즐기기도 하며, 미니 카트(小白车, xiǎobáichē)를 타기도 하고, 배를 타고 즐기기도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방법은 자전거와 미니 카트다. 미니 카트는 서호 주변의 주요한 관광지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이다. 이동하면서 이동하는 곳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비록 중국어지만. 자전거로는 좀 더 크게 서호를 돌면서 구경할 수 있다. 큰 나무가 울창한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서호를 주변으로 공원이나 탑, 사찰 등 구경할 수 있는 곳들도 많아서 그것들을 구경하면서 둘러보려면 하루도 짧다. 사실 나는 아직도 서호를 다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서호는 가도 또 가도 볼 것이 있고, 즐길 것이 있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항저우에서 유명한 공연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서호에서 하는 印象西湖(yìnxiàngxīhú, 인상서호)라는 공연이다. 이 공연은 한국에서도 아는 사람은 아는 张艺谋(Zhāngyìmóu, 장이머우) 감독의 연출작이다. 서호 위에서 진행되는데, 대규모 인원의 배우들, 물에 비추어 더 우아하게 느껴지는 춤사위들, 여러모로 항저우의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아, 이렇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장소가 있을까? 10년이 넘도록 매번 새롭고, 질리지 않는 곳은 나에게는 아직 서호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