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적 대응, 경기 기후플랫폼
[Chapter 8]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적 대응, 경기 기후플랫폼
: 보이지 않는 위기를 보이는 기회로
기후 위기는 ‘선언’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정확한 ‘데이터’와 정교한 ‘과학’이 필요합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은 더 이상 기업의 착한 캠페인이 아닙니다. 애플과 구글이 공급망에 요구하는 생존의 조건이자,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 경제를 겨누는 무역 장벽입니다. 경기도는 일찍이 ‘경기 RE100’을 선포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실상은 냉혹합니다.
우리는 어디서 에너지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어디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가장 효율적인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데이터는 부서마다 흩어져 있고, 정책은 감(感)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마치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떠도는 격입니다.
이 불안한 항해를 끝내기 위해 ‘기후데이터 주권’ 확립에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탄소를 보이게 만들고, 흩어진 정보를 모아 ‘경기 RE100 플랫폼(기후플랫폼)’이라는 디지털 두뇌를 구축하는 일. 그것은 경기도의 기후 행정을 ‘구호’에서 ‘과학’으로의 대전환입니다.
1. 진단: 깜깜이 행정, 그리고 기업의 눈물
경기도의 에너지 행정은 ‘파편화’되어 있었습니다. 도내 발전소 현황, 기업의 에너지 사용량, 탄소 배출량 데이터가 각기 다른 기관과 부서 서랍 속에 잠자고 있었습니다.
정확한 현황 파악이 안 되니 중복 조사가 반복됐고, 예산은 낭비되었습니다. 객관적 데이터 없이 지원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깜깜이 재정 집행’ 우려가 컸습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도내 중소기업들의 현실이었습니다. 글로벌 원청업체들은 당장 RE100 이행 증빙을 요구하는데, 개별 기업이 수천만 원이 넘는 관리 시스템을 갖추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수출길이 막히게 생겼다”는 기업인들의 절규는 단순한 엄살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도가 공공 기후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기업에게는 생존이며, 경기도 기후경제를 지키는 기반입니다.
2. 설계: 지도가 아닌 ‘디지털 트윈’을 꿈꾸다
2023년, 플랫폼 구축 논의가 시작되었을 때 단순한 홈페이지 수준의 시스템을 넘어서야 했습니다. 예산을 들여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기후 변화는 과학입니다. 2D 평면 지도에 점 몇 개 찍는 수준으로는 안 됩니다. 항공 라이다(LiDAR) 등 최신 첨단기술을 활용해 건물의 높낮이, 그림자의 영향까지 분석하는 '3D 입체 데이터(디지털 트윈)'를 구축해야 합니다.”
저항도 있었습니다. 예산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확장성’을 무기로 설득했습니다.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한 번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3D 데이터는 단순히 태양광 패널을 어디에 둘지 정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도시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읽고 제어하는 ‘스마트시티(Smart City)’의 핵심 두뇌가 될 것입니다. 홍수와 화재 등 재난을 예측하고 방재까지 확장될 수 있는 미래 도시의 청사진입니다.”
단순한 에너지 지도를 넘어, 클릭 한 번으로 탄소 저감량과 발전 효율을 예측하고 도시 전체를 관리하는 ‘살아있는 플랫폼’은 그렇게 설계가 시작되었습니다.
3. 전략: 공간을 읽고, 기후테크 산업을 연결하다
플랫폼 구축이 본궤도에 오르자,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공간 전략’과 ‘산업 육성’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정밀한 공간 전략 수립 데이터가 모이자 ‘잠재량 지도’가 그려졌습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도 규제를 합리화하여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곳, 공유 부지 중 놀고 있는 땅을 찾아냅시다.” 경기도 내 유휴 부지 중 어디가 재생에너지 생산의 최적지인지가 한눈에 들어왔고, 막연한 목표치가 아닌 정량적 데이터에 기반한 ‘공급 계획’을 수립하도록 이끌었습니다.
기후테크와 플랫폼의 만남 나아가 이 플랫폼이 단순한 관제탑에 머물지 않고, 돈이 되는 산업으로 연결되기를 바랐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장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기후테크(Climate Tech)’ 산업을 선점해야 합니다.”
이 플랫폼을 경기도 기후테크 기업들의 거대한 테스트베드(Test-bed)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기업들이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기술을 실증할 수 있도록, ▲자금(혁신 펀드) ▲데이터(개방) ▲공간(클러스터 조성)이라는 3대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플랫폼은 이제 단순한 행정 도구가 아니라,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강력한 ‘기후경제 엔진’입니다.
4. 결실: 2025년 7월, 데이터의 문이 열리다
2025년 7월 28일, 마침내 ‘경기 기후플랫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웹사이트 오픈식이 아닙니다. 경기도의 기후 행정이 ‘감(Feeling)’의 영역에서 ‘과학(Science)’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공무원들이 일일이 엑셀을 두드리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에너지 통계가 자동화되면서 행정 처리 시간은 단축되었고, 인건비성 예산은 절감됩니다. 정확한 ‘일사량 데이터’를 보고 태양광 사업지를 선정합니다. 같은 예산을 써도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는 ‘가성비 행정’이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도내 중소기업들은 이 플랫폼을 무상 혹은 저렴하게 이용하며 RE100 이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대기업에 납품하고 수출길을 뚫는 데 필요한 ‘인증서’를 경기도가 대신 만들어준 셈입니다.
5. 에필로그: 땅의 플랫폼에서 하늘의 위성까지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낭비되는 세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정교한 플랫폼이 있어야 우리 동네 중소기업 사장님이 수출길을 잃지 않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지켜집니다.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보이게 만드는 일, 그것은 결국 도민의 삶을 지키는 가장 튼튼한 방패를 만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제 땅의 플랫폼을 넘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제는 ‘기후위성’입니다. 우리가 쏘아 올릴 경기도의 위성이 우주에서 보내오는 실시간 데이터가 지상의 플랫폼과 결합될 때, 우리의 대응 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경기 기후플랫폼’은 이제 막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디지털 두뇌가 24시간 깨어 경기도의 하늘과 땅, 그리고 에너지를 살피는 한, 우리는 기후 위기라는 폭풍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적 행정으로 그려낸 이 정밀한 지도가,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탄소중립을 이끄는 가장 확실한 내비게이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경기 RE100 플랫폼 포럼 (2023.08.16.)
❑ 경기 RE100 플랫폼 추진회의: 1차 (2023.09.19.), 3차 (2023.10.24.)
❑ (행정사무감사) 데이터 기반 탄소중립을 위한 RE100 플랫폼 구축 (2023.11.20.)
❑ [OBS 경기의정예썰] 경기 RE100 플랫폼 지원과제는? (2023.11.24.)
❑ (업무보고) 경기도 RE100 플랫폼 활용 확대 (2024.02.22.)
❑ (업무보고) RE100 플랫폼 기반 협력 확대 및 국제경쟁력 확보 (2024.06.11.)
❑ [도정질문] 경기 RE100 달성을 위한 제언 (2025.06.12.)
❑ (행정사무감사) 경기RE100 공급계획의 정량자료 구축 및 공간전략 수립 (2024.11.18.)
❑ (행정사무감사) 경기도 기후테크 투자 및 성장 지원 (2024.11.18.)
❑ [중부일보칼럼] 평화와 번영의 새 지평, 평화경제특구와 RE100 특구로 날개를 달다 (2025.06.17.)
❑ 경기 기후플랫폼 오픈식 (2025.07.28.)
❑ 경기 RE100 토론회 (2024.08.23.)
❑ (조례심사) 경기RE100 추진력 강화 (2025.09.10.)
❑ [조례] 경기도 RE100-AI DC 클러스터 활성화 조례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