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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Sep 30. 2022

타겟의 경험을 완벽히 이해할수록 강력한 마케팅이 나온다

ONE의 북토크


레드의 법칙(윤형준)


레고는 어떻게 사장 최대 적자를 극복하고

연매출 8조원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연매출: 2020년 기준)


레고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등장한 후 경영 위기를 겪었다. 완성하는데 최소 수십분에서 수시간까지 걸리는 레고와 즉각적인 쾌락을 제공하는 플레이스테이션 중에 시대는 후자를 택했기 때문이다. 레고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통계를 통해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신규 사업 확장에 힘을 쏟으며 별로 조립하지 않아도 되는 장난감들을 만들었다. 일부는 아예 조립이 필요 없는 완성품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실패였다. 레고의 정체성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스티안센 가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맥킨지 출신 크누스토르프가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되면서 취임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1년 사이 레고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레고는 덴마크 컨설팅 회사 '레드 어소시에이츠'와 팀을 짰다. 레드 어소시에이츠는 전통 경제/경영학적 접근 방식이 아닌 인문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이다. 레고는 이전까지 '아이들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를 고민했지만 레드 어소시에이츠와 함께 '아이들에게 놀이란 어떤 의미인가'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 레고 인류학자라는 팀을 꾸려 가정집에 파견하고 아이들의 삶에 파고들었다.


당시 미국 중산층 이상 가정의 아이들에게 '네 방을 맘껏 꾸며 보라'고 했을 때 부비트랩과 비밀 통로를 설치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감시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란 어른의 관리 감독에서 벗어나 숨 쉴 틈을 찾는 것이었다. 어떤 아이는 축구 게임을 통해 서열을 매겼고, 또 다른 아이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으로 닳고 닳은 낡은 운동화를 보여줬다. 아이들이 서로 서열을 정하고 자신이 갈고닦은 기술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로써 레고를 시간이 걸리지만 도전적이고 재밌는 장난감이라 정의했고 아이들이 공들일 수 있는 도전적인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립이 더 어렵고 까다로워진 제품을 내놓고 아이들이 서열을 정하며 놀 수 있는 클럽하우스를 열었다. 수익이 저조했던 다른 사업들은 정리하고 점점 레고 다움을 회복해갔다. 그리고 장난감 브랜드의 압도적인 1위가 되었다.


ONE이 얻은 인사이트는?


1. 타겟의 그림자가 되어볼 것

나와 타겟의 경험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떨 때 뭐가 불편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뭐가 필요한지 알아냄으로써 그것을 만들고 타겟을 정확히 명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탁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굵직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프라이탁은 재활용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지만, 제품의 시작은 지금 CEO가 젊은 디자이너였을 때 비에 젖지 않는 가방이 필요한 것에서 시작됐다.


2. 본질적인 호기심을 가질 것

어떤 가방이 잘 팔릴까? -> 어떤 가방이 필요할까?로 바꿔 질문해본다. 전자의 질문은 비즈니스적인 질문이고 후자는 인문학적인 접근이다. 나의 경우 SNS 콘텐츠를 만들 때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는 이유는 뭘까?' '팔로우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를 왜 좋아할까?' 생각해본다. '유행하는 콘텐츠를 재해석해 새로운 감성으로 보여준다는 점' 때문임을 깨닫고 콘텐츠 방향성을 확실히 잡게 되었다.


3. 편견 없이 새롭게 바라볼 것

아이들이 플레이스테이션을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즉각적인 쾌락 때문일 것이라고 단정 짓지 않는다. '랭킹을 통해 또래 사이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우리 집이 잘 산다고 간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서'와 같은 이유를 파악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펼쳐나갈 수도 있다. 타겟의 말과 행동을 집중해서 관찰하며 맥락을 캐치하면서 놓치고 있던 문제를 발견하거나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프라이탁이 가방을 만들 때 모든 것이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트럭 위의 방수천을 사용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읽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책이 좋다. 이 책은 사례 중심으로 말하기 때문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행동할 수 있게 방법을 정리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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