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마지막 날을 맞이하여 정리해보는 올해의 ㅇㅇㅇ
하나만 뽑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아까운 후보들도 함께 적어보았다.
[올해의 영화]
<컨택트> - 좋은 소설이 영화화 되면 만족스럽지 못하기 마련인데, 원작의 팬이지만 영화 자체에도 만족했다. 에이미 아담스도 넘나 아름다웠고.. Soundtrack도 좋아서 노동요로 자주 듣고 있음. 극장에서 보지 못한게 너어무 안타깝다. 혹시 재개봉하게 된다면 꼭 극장가서 봐야지.
이외에도 <그랑블루>,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이 올해 본 영화 중 기억에 남는다.
[올해의 해외 드라마]
<Orange is the new black> - 사실 드라마는 후보가 너무 많아서 너무 고민했지만.. 5개나 되는 시즌을 거의 한달 안에 몰아서 볼 정도로 몰입해서 본 드라마라 OITNB를 1위로 꼽았다. 마약 자금을 운반한 혐의로 징역 1년을 받게 된 주인공의 여자 교도소 수감생활을 다룬 드라마. 모든 캐릭터가 한번씩은 밉다가도 나중엔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됨. 교도소를 너무 미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별 생각 않고 보기에 좋았다.
이외에도 <Broadchurch>, <Game of Thrones S07>, <Stranger Things S02>, <Mind Hunter S01>, <13 Reasons why> 등, 사실상 본 모든 드라마가 좋았는데..(보통 좋지 않은 경우 중간에 중단하니까..)
이 모두 2위로 꼽기에도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로 훌륭한 드라마인 것이다ㅠㅠ 넷플릭스 만세!
[올해의 국내 드라마]
<비밀의 숲> - 장르도 캐스팅도 연출도 너무 내 취향이였던 것. 배두나 조승우ㅜㅜ 시즌2 제발 나왔으면 좋겠고, 이수연 작가의 앞으로의 작품도 너무 기대된다.
[올해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 - 최고의 소설로 꼽은 '컨택트'의 원작을 포함해 총 8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 작가인 테드 창은 이 한 권으로 위대한 과학 단편소설가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논리적인 상상력의 끝판왕 같달까.. 근데 또 감수성도 뛰어나.. 읽는 내내 감탄했음.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영어로도 읽어 봐야지..
방금 알게된건데 테드 창이 강씨군..(姜) 나는 중국어로 Jiang이라고 읽기 때문에 같은 한자를 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쇼코의 미소>, <운명과 분노>, <82년생 김지영>, <제5도살장>
이들 역시.. 다른 해였다면 각각 모두 1등을 해도 아깝지 않은 소설이였음
<꿀벌과 천둥>, <편의점 인간>, <바깥은 여름> 1등 후보는 아니지만 좋았음.
소설을 덜 읽어서 인생이 더 팍팍했던 것 같다. 내년엔 소설 더 많이 읽어야지!
[올해의 비소설]
<라틴어 수업> - 너무 좋은 문구가 많아서 따로 노트에 적어놓을 정도였음. 하지만 역시 따로 독후감을 써놓지 않으니 그때의 감상을 갑자기 표현하기 어렵다..ㅜㅜ
기억에 남는 문구는
Si vales bene, valeo (당신이 잘 지내고 계신다면 나는 잘 지냅니다)
Si vis vitam, pa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우리는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이외에도 <딥 워크>를 읽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하지만 여전히 효율적이지 못하다), <호모 데우스>는 전작 '사피엔스'보다 어렵고 무거운 책이였지만 생각할 것들을 많이 던져줬고, <다리 일자 벌리기>는 4주간의 실천이 얼마나 몸을 변하게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 책(하지만 그 이후로 다리 스트레칭을 하지 않아서 절반쯤은 도로 돌아왔다..)
[올해의 배움]
프리다이빙. 올해는 프리다이빙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나로서는 '프리다이빙 원년'이다. 2월에 입문하였고 아직 바다를 나가보지 않아 뉴비를 벗어났다고 하기도 힘든 단계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프리다이빙은 스포츠라고 하기보다는 명상에 가까운데(물론 프로 레벨에서는 엄청난 트레이닝이 필요하지만..), 물에서 멍때릴때만 가질 수 있는 편안함이 너무 좋고, 그걸 더 자주, 그리고 일상속에서도 찾고 싶다. 자극에 예민하고, 평소에 가만히 있는 시간이 없으며, 잠도 잘 못자는 나에게는, 이 편안한 상태가 정말 새로운 발견이라는..
내년에도 안전하고 즐겁게, 그리고 편안하게 다이빙 해야지!
올해 시작한 것 중, 요가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프리다이빙 때문에 요가를 배울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실상은 팔 다친 것 때문에 클라이밍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어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갈수록 요가 자체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기고 더 잘 알고 싶어진다. 천천히나마 몸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으나, 꾸준히 하지 않거나, 일상에서 관리가 잘 안되면 도로아미타불이라는.. 역시 몸만큼 정직한게 없다.
[올해의 해외 여행지]
Bali, Indonesia. 발리 안에서도 꼽으라면 Amed. 아메드에서의 시간이 너무 짧았기에 더 아쉽고, 또 가고 싶고 그런 것 같다. 다음에 가면 꼭 프리다이빙샵에서 하는 요가 클래스를 들을테다!
[올해의 국내 여행지]
제주. 제주는 올해 총 4번. 다이빙으로 2번, 여행으로 2번 갔는데, 갈때마다 더 좋아진다. 익숙한 곳은 익숙해서, 또 새로운 곳은 새로워서 좋고. 계절마다 다른 매력도 있고.. 내년엔 다이빙도 다이빙이지만 캠핑을 한번 해보고 싶고, 오름에도 더 가보고 싶다.
[올해의 산]
지리산 노고단. 팀 워크샵으로 갔던 지리산 화엄사에서 둘째날 혼자 일어나서 갔던 성삼재-노고단 코스. 운해로 뒤덮인 지리산은 눈물나게 아름다웠다.
[올해의 바다]
Amed, Bali. 새 수트를 입고 멀미하면서도, Amed 바다에 동동 떠서 멀리서 들려오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을 들으며 아궁산을 볼 때 너무 행복했다.
올해 최고로 신났던 순간도 Amed 바다였음. Amed에서 Gili로 넘어가는 보트 뒤에 앉아서 맥주 마실때 기분이란!
[올해의 음식]
마라샹궈!!! 내가 왜 이걸 이제까지 못먹어 본거지.. 라고 생각함. 넘나 맛있는 것. 내년엔 더 다양한 가게에서 마라샹궈 (와 각종 중국음식) 먹어보는걸로..
[올해의 공연]
Hans Zimmer 공연. '이걸 내가 실제로 보고 듣다니..' 라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봤다. 약간의 욕심을 더 내보자면, 언젠가 실내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걸 보고 싶다.
이외에도 서태지 콘서트를 2번 갔는데, 특히 BTS와 함께 한 첫번째 공연은.. 단순히 공연을 넘어서서, 내 어린 시절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가져다줬다.
[올해의 지름]
롱패딩. 한 2년정도 전부터 사고 싶었었는데 못사고 있다가 결국 올해 질러버렸는데.. 요즘은 없으면 못다닌다. 다른 패딩들에게 미안하지만 허벅지를 가리는 것과 가리지 않는 것은 차원이 다른걸...ㅜㅜ
이외에도 다이빙 장비 풀세트, 애플워치3, 블루투스 이어팟, 전자책 등 전혀 소소하지 않은 지름이 있었음. 하하하..
[올해의 앨범]
언니네 이발관 6집. 마지막이라 더 아쉬운.. 디어클라우드 신보도 많이 들었지만, '올해의..'로 하기에 좀 늦게 나왔다.
참고로 올해의 한국 노래는 신현희와 김루트 - 오빠야, 외국 노래는 Mike Perry - The Ocean
올해의 앱, 서비스 등도 뽑아보려고 했는데 딱 떠오르는게 없다. 업무 관련된 앱 중에서는 Station이라는걸 꽤나 잘 쓰고 있음. 이걸 쓰니까 그나마 덜 산만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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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의식적으로 실천하며 사는 걸 목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