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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천사랑

하일면 솔섬 해바라기를 보고 오다.

2016년 8월 7일 일요일 온 가족이 소소한 추억을 만들다.

by 황경상

일요일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

지난 휴가는 너무 나 위주로 보낸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방학 때 작은 추억이라도 만들어 주고자 가까운 곳에 다녀올만한 곳이 없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림을 받았는데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고성군 하일면 솔섬 해바라기


검색해 보니 집에서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단 아이들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본다.

습관처럼 오늘도 일찍 깨었지만 책을 읽을 상태는 아니다.

새벽까지 TV를 틀어 놓고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잠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거실로 나가보니 아이들이 맞추다 남은 퍼즐이 있다.

이번에는 1,000 piece가 넘는 퍼즐이다.

아이들에게는 1,000 piece 이상은 처음이다.

그래도 많이 맞췄는데 제일 어려운 부분만 남아 있다.

퍼즐은 큰 아이가 잘 맞추는 편이다. 흥미도 느끼는 것 같아서 계속 사주고 있다.

처음에는 50 piece로 시작해서 100 -> 200 -> 300 -> 500 piece로 늘리고 있는 중이다.

아이의 인내심, 집중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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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부분은 다 맞췄는데 글자 있는 부분은 어려운가 보다.

혼자서 조용히 맞추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규칙을 찾기가 어려웠다.

글자 부분이 모두 비슷했기 때문이다.

일단 남은 piece를 색깔의 농도, 모양, 글자의 패턴 등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O'부터 하나씩 맞춰가기 시작하니 점점 특징들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ONE를 맞췄다. 1시간 정도 더 할애하면 다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이들에 잠에서 깨어났다.
가볍게 아침을 먹고 아이들에게 해바라기 보러 갈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페이스북의 사진을 열어서 보여 주었다.
그냥 좋단다. 일단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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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직접 찍은 해바라기 사진이다.


날씨가 맑아서 사진이 그냥 이쁘게 잘 나온다.

해바라기 밭에서 가족사진도 남겨 본다.

아내가 늘 가족이 함께 했는데 아빠는 항상 없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삼발이를 챙겼다.

다행히 이번에는 나도 함께 했다는 흔적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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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솔섬'이란 이름은 '소나무'가 많아서 솔섬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곳에 '해바라기'를 심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솔섬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바닷가다.

해바라기도 해안가 길 옆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바닷길도 이뻐서 살짝 흔적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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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밭을 지나치면 해안선을 따라 거닐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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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부드러운 모래는 아니지만 맨발로 거닐 수 있는 해안선이 나타난다.

아이들이 더웠는지 바로 물로 달려들었다.

아이들보다 아내가 더 신나 하는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찍어도 풍경이 너무 이쁘게 사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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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풍경을 담아 보고 싶어 졌다.

사진을 잘 찍는 못하지만 그냥 셔터만 눌러도 이쁘게 나올 것 같았다.


이 정도 풍경이면 '한 번쯤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SAM_0432.jpg 오늘 찍은 사진 중 제일 맘에 드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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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보면 느끼겠지만 앞에 보이는 섬을 건너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얘기를 하니 나보고 먼저 건너가 보라고 한다.

물때를 살펴보니 다행히 만조에서 썰물로 바뀌고 있는 중이었다.

건널 수만 있다면 빠져나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자 바지를 걷어 올리고 건너 보았다.


내가 걸음을 옮기자 모두 나를 따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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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 좋은 아내가 물고기가 많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감성돔 새끼들이다.

내가 살던 고향에서는 이런 어린 감성돔을 '똥 감씨'라고 불렀다.

자세히 보니 모래 위로 재첩과 비슷한 조개들도 보인다.

이게 무슨 조개인지 모르겠다.

'갱조개'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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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솔섬 안내도를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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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늦잠을 잘 수도 있었지만 조금 부지런을 떨었더니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오후에는 나 혼자의 시간을 가져도 미안하지 않겠지?

괜히 마음속으로 기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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