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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경상 May 09. 2017

#0065 - 심플하게 산다

2017년 책 52권 읽기 마흔다섯 번째 책입니다.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를 읽었습니다.

최근 나의 관심사이자 우리 집 주된 관심사는 '미니멀 라이프'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이 올해 마흔다섯 번째 독서이네요. 


45라는 숫자는

지금의 내 나이.

인생 2막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시기.

샐러리맨의 비애를 느끼게 하는 사오정이 생각나게 하는 숫자.


숫자 45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려 해도 좋은 것은 별로 떠 오르지 않네요.

인생을 살면서 매 순간이 중요했지만 지금 이 순간이 특별히 더 중요하게 느껴지네요.

남은 절반의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내가 담고 있던 모든 것을 비워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 싫어서 우선은 주변을 비워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곳 사천에 정착하고 나서 집에 무엇을 채우는 행위만 했을 뿐 비우기를 행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더 이상 채우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비우는 것에 집중을 해 보려 합니다.

비울 수 있는 만큼 비우고 나면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겠죠?

그렇게 해서 나의 미니멀 라이프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무렵(작년 지금쯤)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온 책이 바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입니다.


지금까지 '미니멀 라이프'와 관련된 다섯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오늘부터 미니멀 라이프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


이 책을 통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들에게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2권의 책으로 압축이 되네요. 한 권은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이고 다른 한 권은 바로 이 책 '심플하게 산다'이네요. 


마지막으로 읽은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에서 이 책이 언급이 되어서 책을 바로 구입을 했습니다.

다음에 시간을 두고 읽을까 고민을 하다가 망설임 없이 그냥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가능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섞어가며 읽으려 했는데 요즘은 굳이 그래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읽는다고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책을 처음 보고 프랑스 저자라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은 대부분은 일본 저자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은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를 제외하고는...


몇 권의 책을 읽다 보니 미니멀 라이프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고 왜 일본에서 열풍의 발원지가 되었는지? 궁금했었고 나름 그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그것도 프랑스인이 쓴 미니멀 라이프라... 궁금하시죠?


그런데 해답은 가까운데 있었습니다. 

책을 읽자마자 해답을 찾았습니다. 

역시나 일본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제가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 것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 삶의 문제(인생 2막, 자아 찾기)를 고민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서 답을 찾고자 한 것 또한 헛되지 않고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합니다. 이유는 바로 책의 이 글귀로 대신합니다.

심플한 삶, 바로 이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 너무 많이 소유하려는 것을 멈추자. 그러면 자신을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몸이 편안하면 정신을 가꾸는 데 집중할 수 있고 의미로 충만한 삶에 다가갈 수 있다. 심플한 삶이란 적게 소유하는 대신 사물의 본질과 핵심으로 통하는 것을 말한다. 심플한 삶은 아름답다. 그 안에는 실로 수많은 경이로움이 숨어 있다.


책을 읽고 나서야 왜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가지고 시도를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읽었던 미니멀 라이프와 관련된 책들은 비우기와 정리에 대해서 주로 내용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비우기와 정리를 위한 테크닉적인 요소보다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측면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 집에 대한 정리 외에도 미니멀 라이프의 중심에 있는 나... 나의 몸과 마음에 대한 부분들 그리고 먹고, 자고, 가꾸고, 운동하는 것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명상을 하는 것까지 내면적인 측면에서의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인 도미니크 로로 또한 작고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와 같이 불교의 선사상에 심취해 있는 것 같네요. 책을 읽다 보면 선사상과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나와는 종교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거부감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혹시나 이 책을 통해서 미니멀 라이프의 테크닉적인 내용을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저자가 조금 넓은 범주에서 많은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심플 라이프에 초점을 맞춰서 알기를 원한다면 이 책에 실망을 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끌리는 구절을 말하라고 한다면 책의 맺음말일 것 같네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수많은 책이 있는 도서관, 소풍을 갈 수 있는 숲,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강가, 교육적인 라이도 프로그램은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주어진 것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곧 낭비다. 우리는 기회가 너무 많아서 기회를 놓친다. 그저 쌓여 있는 물건들은 죽은 물건이다. 그러므로 그 물건들을 당신의 삶, 시간, 에너지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심플한 삶은 물질의 가치를 바르게 평가하고, 행복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돈과 시간, 물건을 현명하게 쓰는 균형 잡힌 삶이다.

심플한 삶은 모든 것을 즐길 줄 아는 것, 가장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것에서도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을 뜻한다. 당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유익하게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자신의 외면과 내면을 잘 돌보되 이치에 맞게 살자. 그리고 심플하게 살자. 그것이 인간답게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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