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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경상 May 24. 2017

다시 찾은 '와인갤러리'

사천 - 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

사람들은 여행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은 곳, 그리고, 가능하면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약간의 거리가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나 역시 여행지를 선택할 때 같은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여행 후보지를 물색하고 함께 여행할 동반자와 협의 후 최종 여행지를 정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모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출발했으나 도로는 꽉 막히고 계획된 시간보다 훨씬 더 늦게 도착을 했는데 사람들은 미어터지고 이거 뭐 내가 풍경을 보러 온 것인지 사람을 보러 온 것인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땐 원래 목적이었던 좋은 추억 만들기와 휴식을 통한 재충전 고사하고 여독만 가득 담고 와서는 넉다운이 되어 버린 경험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여행에 대한 기준과 방법을 바꿔 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지 않은 곳, 그리고, 가능하면 내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말이죠. 사천시 SNS 서포터스로 활동을 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천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을 하면 잘 알려져 있지만 제가 알지 못했던 사천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천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전에는 사천에 볼거리, 먹거리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고 사천을 둘러보기 시작한 이후로 내가 사천을 너무 몰랐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는 사천을 홍보하는 SNS 서포터스로써 사천의 명소를 알리고자 노력 중입니다.


사천시로부터 시보에 제가 올리는 글을 올려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을 했었습니다. 생각을 해보니 블로거나 SNS를 통해서 알려지는 것도 좋지만 나와 같이 사천에 살면서 아직 사천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들이 시보를 통해서 사천을 더 잘 알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서 부족하나마 글을 적어 보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한 사천의 명소 어디에 있을까? 그동안 다녀간 곳도 많고 좋은 곳도 많았는데 어디를 추천할까 고민을 하다가 지난 주말에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온 '와인갤러리'를 소개하기로 정했습니다. 왜 이곳일까요? 이유는 제가 지난 주말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19일에는 국민안전처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을 했습니다. 이후로 한낮의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5월부터 이렇게 더운데 올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 됩니다. 이럴 때면 당연히 시원한 곳이 먼저 생각이 납니다. 각자 시원한 곳을 생각하면 떠 올리는 곳이 있겠지만 저는 시원한 곳을 생각하면 와인갤러리를 먼저 떠 올립니다.



지난 주말 시골 어머니댁에 발걸음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농번기의 시작이라 바쁘지만 수확한 마늘을 묶고 정리하는 일을 끝내고 일요일 오후 어머니를 모시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자 가벼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여행지는 곤양고등학교 인근의 곤양천 꽃양귀비 길을 거쳐서 완사에 있는 와인갤러리입니다. 이번 여행에는 어머니댁에 일손을 도우러 내려오신 이모님도 함께 했습니다. 어머니와 어머니는 이번 발걸음이 더욱 특별했습니다. 사실 두 분의 친청이 바로 곤양면이기 때문입니다. 곤양천의 둑방길을 거니는 동안 두 분의 어린 시절 얘기를 많이 전해 들었습니다. 



꽃양귀비 길을 둘러 곤양고등학교를 지나오니 인근 하우스에서 달콤한 향이 바람을 타고 와서 내 코 끝을 계속 찔렀습니다. 그렇게 바람에 이끌려 하우스 옆을 지나다 보니 딸기의 끝물을 수확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딸기를 걷어내고 다른 작물을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딸기를 좋아해서 딸기를 구입하려 했더니 그냥 들어와서 딱 먹고 필요한 만큼 따 가라고 하시네요. 이런 게 바로 시골 인심인 것 같습니다. 물론 때를 잘 만나기도 했고요. 저도 딸기 밭을 지나간 적은 있지만 이렇게 딸기 하우스에서 직접 딸기를 따 먹은 경험은 처음입니다. 팔순이 넘은 이모님도 처음이라고 하시면서 좋아라 하시네요.


참 여기 딸기 너무 달콤하고 맛있어요. 아내가 마트에서 구입한 딸기는 모양은 이쁜데 신맛이 강했는데 이곳 딸기는 신맛이 거의 없고 정말 달아요. 입구에서 큰 녀석 몇 개를 따 먹었더니 배도 불러오네요. 돌아오는 길에 딸기를 만원치 구입하려 했더니 따 놓으신 거 봉지에 부어주시며 오천 원만 받으시네요. 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곤양천과 딸기 하우스에서의 좋은 시간을 뒤로하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와인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곤양천에서 와인갤러리는 1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차로 대략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지나는 길에는 봉명산 다솔사도 있고, 완사 인근에는 사천 녹차단지도 있습니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이곳도 다녀올까 생각을 했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와인갤러리로 바로 이동을 했습니다. 하루 정도 시간이 주어진다면 곤양천 꽃양귀비 길을 거쳐서 봉명산 다솔사를 구경하고 완사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제일 더운 시간대인 오후에 와인갤러리에서 더위를 식힌 후 더위가 물러날 시간대인 저녁 무렵에 녹차단지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발걸음 하는 분들이 있네요. 동굴 입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백구가 보이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녀석도 더운지 동굴 안으로 자리를 옮겼네요. 터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공기가 나를 반겨줍니다. 역시 더위를 물리치기에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지난여름처럼 음악회 같은 이벤트는 없었지만 아름다운 그림과 예술품을 구경하면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 먼 곳에서 더위를 피할 곳을 찾지 말고 가까운 와인갤러리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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