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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경상 Jul 04. 2017

아내를 위해 직접 떡볶이를 만들다

아딸도 감탄떡볶이도 싫다. 그들의 가족사를 듣고 나서 그 브랜드가 싫다.

오늘도 주말 후유증 없는 월요일을 보냈다. 셀러리맨에게 월요일은 힘든 하루다. 오죽하면 월요병이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나 역시도 월요일은 힘든 하루였다. 나의 이 말에서 월요병은 더 이상의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로 과거형으로 표현을 했다. 실제로 그렇다. 예전의 나는 일요일에 먼 곳에 여행 또는 산행을 다녀오더라도 월요일은 힘들었고, 아니면 주중의 피곤함을 떨쳐버리려고 하루 종일 잠만 잤는데도 월요일은 힘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월요일이 힘들지 않다. 아마 일요일에 많은 일을 처리하고 일요일이 평일과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로 보내고 있다. 오히려 그렇게 하고 나서는 주말 후유증이나 월요병 없이 무사히 한 주를 시작한다. 오늘도 그랬다. 오늘도 퇴근은 늦었다. 아니 보통이다. 8시에 회사에서 나서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날도 후덥지근하고 뭐 시원한 거 사갈까? 마음속으로는 팥빙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는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한다. 날도 더운데 시원한 팥빙수 어떠냐고 물었다. 그래도 떡볶이가 먹고 싶단다. 없어진 아딸 대신에 생긴 감탄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하면서 친절하게 푸르지오 앞에 있다고 설명까지 해 주었다. 그래서 왜 아딸에서 감탄떡볶이로 상호가 변경이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행복한 우리 집에 그런 뒷 이야기가 있는 집의 떡볶이를 먹어야겠냐고 말했다. 그래도 아내의 대답은 떡볶이가 먹고 싶단다. 오늘의 메뉴는 정해졌다. 떡볶이다.


푸르지오 앞으로 둘러서 감탄떡볶이를 사 오려다가 말 때문일까? 정말 그 집의 떡볶이는 먹고 싶지 않았다. 특정 매장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 문제이지만 별로 이용하고 싶지가 않다. 차라리 퇴근하는 동선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러서 장을 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트에 들렀다. 집에 대파는 있으니 떡과 어묵과 양배추만 준비하면 될 것 같았다. 혹 다른 거 뭐 필요한 것 있냐고 물었더니 육수용 멸치나 디포리가 있으면 사 오라고 한다. 요리를 하면 땀을 흘릴 것이 분명하고 간단히 손발을 먼저 씻고 요리를 시작했다.


http://gyeongsang.kr/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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