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고민하는 친구와의 대화
돈이 목표라면 굳이..? 라고 말해봅니다.
일전에 창업을 고민하는 친구가 물어서 제가 했던 답변을 적습니다.
저는 아직(!) 성공한 창업가도 아니고, 스타트업 연구를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창업을 하고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기에 친구에게 열심히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Q. 회사가 이러이러해서 답이 없고, A 아이템이 괜찮을 것 같아서 창업을 고민중이야. 회사원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떤 회사를 가든 어려워 ㅠㅠ 일단 지금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설문조사만 한 번 해봤어..
A. 왜 고민을 하는지 잘 이해가 가는데 ‘승부’가 무엇이냐에 따라 맞을수도 틀릴수도 있을듯해. 금전적인 부분이 제일 커? 아니면 일의 방식에 있어서 혹은 너가 정말 그 A 아이템을 해보고 싶은거야?
Q. 음... 여러가지인데, 회사에 대한 대안을 찾는데 창업밖에 답이 없어. 아무래도 자본소득이 유의미하게 발생할 수 있기도 하고. 금전적인 요소가 크긴 해.
A. 음, 우선 창업의 동기가 '금전적이지 않은 부분'에서 명확하다면 망해도 본전이라고 생각해서 하라고 말했을거야. 하지만 금전적인 부분이 유일한 혹은 가장 강한 동기라면 제대로 계산을 해보고 적용해봐야해.
먼저, 회사원과 창업가의 재무적 수익을 비교하려면 기대값을 따져야하는데 이걸 처음에는 잘 생각 못 해. 왠지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이라면 대박날 것 같고, 현재 내 월급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잊어버려서 그런듯?
그래서 정확히는 아래를 비교해보자.
(1) 내 인생 중 근속기간동안 벌 월급 총계*확률
(2) 창업&성공으로 발생할 현금흐름 총계*확률
위 두가지를 비교해보았을 때… 단순히 성공 시를 생각해보면 급여 외 자본소득도 함께 발생하는 (2)가 클거야. 하지만 성공 확률과 시간의 개념을 적용하면 너무 다른 결과가 나와.
(1)의 경우, 대략 250만원의 월급으로 20년 번다고 하면 6억원이지. 월급이 밀리지만 않는다면 확률이 100%에 수렴하겠지?
반대로 (2)를 살펴보자.
스타트업의 90%가 5년 안에 망하고 1%만 엑싯한다고 해. 기대되는 엑싯 가치를 100억이라고 치자. 거기에 확률 1%를 곱하면? 1억으로 훅 떨어지지.
게다가 어떤 회사든 궤도에 오르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기에… 100억까지 가기에는 3년이 될 수도, 30년이 될 수도 있어. 성공을 하기까지 해를 거듭할수록 (2)의 현재가치는 떨어지는거지.
그래서 금전적인 부분만 따지면 근로소득을 기반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 투자를 하는 게 훨씬 나을 수 있어. 자본소득이 꼭 사업으로만 얻을 수 있는건 아니니까.
Q. 듣고보니 그건 그렇네ㅠㅠ 너가 말한 확률을 생각하니까 참 와닿는다. 근데 그럼 저 확률에 있어서 내 성공 확률이 1%인지 10%인지는 어떻게 알지?
A. 지금은 알 길이 없지 뭐. 성공하는 창업가들도 너무 많은 유형이 있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는 어려울거야.
다만, 너스스로가 어떤 성향/역량의 사람인지를 잘 파악해봐. 창업에 적합한 주요 요소를 갖췄다고 판단되면 일단 창업 후에 매일매일 저 확률을 높일 수 있을테니까.
Q. 오키. 고마워! 내가 너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경향이 있는 것 같네. 그래도 커뮤니티 설문조사 결과는 좋았음...ㅎㅎ
A. 어~ 아니야. 처음엔 모든 일이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하잖아. 난 너가 커뮤니티에 이미 설문조사를 해봤다는 사실에 진심이 느껴졌어. 프로토타입이라도 간단하게 만들어봐봐. 그러면 확실히 너도 감이 잡힐 수 있을듯?!
Q. 응응 고마워! 내가 프로토타입 만들면 한 번 봐줘
A. 당연하지! 우리 이제 먹자. 배고파~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