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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를 간다고? 왜?

계획부터 쉽지 않은 울릉도 여행길

by 문현준

이번 휴가때는 울릉도를 가 보겠어. 계획을 잡고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면 대부분 하는 이야기가 비슷했다. 울릉도 거기 뭐 특별할 게 있나? 바가지도 심하고 별로라던데. 왜 울릉도를 가는거야? 단 한 명도 좋은 말이 안 나온다. 렌터카를 빌렸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바가지를 당했다, 어떤 친구는 또 이야기한다. 섬 중에 섬은 어디어디지. 울릉도 말고 차라리 거기를 가 봐.




그런데 나는 이전부터 울릉도를 한번 가 보고 싶었다. 자연 경관 돌아보는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내가 이전에 상상하던 것 이외의 새로운 자연 풍경 보는 것을 좋아했다. 이전부터 울릉도의 자연이 특색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여름에 길게 낼 수 있는 휴가에 울릉도를 가 보기로 했다.




하지만 울릉도 여행의 고난은 출발 전부터 시작되었다. 숙소 검색하는 것부터가 그 시작이었다. 울릉도의 숙소는 대부분 커플이나 가족용 유스호스텔 같은 곳이 많았는데, 엄마와 엄마 친구분 나까지 셋이서 가는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내 취향에도 맞지 않아서 걱정되었지만, 이것은 다행히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은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2층침대 2개가 들어간 화장실 딸린 방을 합리적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숙소를 예약하고 나니 그 다음은 섬에 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였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우리는 일단 울릉도에 갈 수 있는 배를 타는 항구로 먼저 가야 했다. 울릉도로 갈 수 있는 배는 동해의 몇 곳에서 출발했는데, 우리가 타려 했던 배는 묵호에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묵호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검색하려고 보니, 무난한 점심 출발 편이 아니라 아침 일찍 배편으로 일정이 바뀌어 있었다. 아침에 출발해서는 도저히 탈 수 없는 배편이라 전날 저녁에 묵호에 가야만 하는 수준이었다. 그런 배편 조차도 예약하려고 하니, 예약이 열리고 나서 1분도 되지 않아 모두 매진되었다.




이게 다 개인 관광객 수요로 가능한가 싶었지만, 어쨌든 목이 말라 우물을 파고 있는 것은 나였다. 결국 서울에서 출발해 포항까지 내려가서, 포항에서 출발하는 저녁 배를 타기로 했다. 저녁 배를 타면 울릉도에 도착하고 나면 밤이기에 첫날은 이동에만 써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일정이 효율적이지 않았지만, 그 이외에는 울릉도에 갈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나는 눈물을 머금고 기차표를 예약했다.




마음에 드는 숙소도 구했고, 아쉽긴 해도 교통편도 구했으니, 울릉도 안에서의 교통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울릉도 안에서의 교통편에 대해 정보가 많지 않았다. 나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 본다고 했는데, 대부분 렌터카를 이용해서 여행을 다니고 내가 계획한 뚜벅이 대중교통 여행을 갔다온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런저런 게시글을 본 결과 버스가 괜찮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다. 교통은 만약에 가서 정말 차가 필요하다면 현지에서 렌터카를 쓰기로 엄마와 이야기 해서 마무리 하기로 했다.




그렇게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얼추 검색하고 나니, 왜 사람들이 울릉도를 왜 가냐고 이야기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분명히 한국 안에 있는 섬인데, 검색하고 여행 준비하는 것이 해외여행 하는 것보다 더 복잡했다. 흔히 말하는, 제주도 가는 것보다 일본이 더 싸다 하는 이야기가 딱 그 말 같았다. 한국 안에서의 국내 여행인데 아침에 출발해서 밤이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험, 아무리 생각해도 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계획한 것은 꼭 진행해야지 속이 풀리는 성격이었고, 옛날부터 가 보고 싶었던 울릉도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모든 것을 마치고,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랜만에 멀리 여행을 떠나는구나, 생각하면서 침대에 누웠다.




울릉도 여행 전날이었다.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울릉도에 가기로 했지만, 출발 준비부터 쉽지 않았다. 2022 07,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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