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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더 걸어가야 멋지다

울릉도의 독도일출전망대

by 문현준

울릉도의 첫날 일정은 아주 거친 편이었다. 버스 노선이 있는 봉래 폭포까지 걸어서 올라가며 고생했다가, 돌아와서는 해안 산책로까지 구경했다. 그러고 나서 저녁을 먹으려고 하니 시간이 조금 남았다. 어디 가만히 있으면서 쉬어도 좋겠지만, 한군데 더 가보고 싶었다. 그때 알아봤던 곳이 떠올랐다, 도동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독도 일출 전망대.




높은 곳에 올라가서 풍경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엄마와 엄마 친구를 모시고 한번 가 보기로 했다.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독도 일출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는 일단 케이블카를 타는 곳까지 가야만 했다. 그런데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가는 언덕길이 길었다. 이미 봉래폭포에서 꽤 오랜 길을 걸어갔다 오고 나서 해안 산책로 까지 왕복한 우리는 꽤 많이 걸은 상태였지만, 다행히 언덕길이 오래 가지 않아 금방 케이블카 정거장까지 갈 수 있었다.




케이블카 정거장에 도착하고 나니 저렴한 가격으로 입장료를 끊고, 전망대까지 가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케이블카에 도착해서 정거장을 나서니, 독도일출 전망대가 있었다.




독도일출 전망대는 독도가 보여서 독도일출 전망대라고 이름지었다 하는데, 아무래도 독도를 방문하기 위해 울릉도를 오는 사람들을 위해 이름을 지은 것 같았다. 독도가 있다고 표시되어 있는 방향을 열심히 봤지만 아무리 봐도 독도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탁 트인 바다와 울릉도의 지형지물이 멋졌다.




독도일출전망대에서 본 도동쪽 모습




작은 계곡 사이에 다닥다닥 자리잡은 작은 건물들




카메라의 미니어처 기능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출발한 케이블카 정거장도 볼 수 있었다




문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는 독도일출전망대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갈 수 있다고 하는 두 곳의 전망대가 가 보고 싶어졌다. 역시 울릉도에서는 어디를 가도 열심히 걸어야 하는구나 싶어서, 엄마와 엄마 친구는 전망대의 매점에서 쉬는 사이 나는 두 곳의 전망대를 모두 돌아보기로 했다.




마지막 케이블카를 타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서 움직였다. 전망대 두곳 중 한 곳은, 케이블카 정거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표지판으로는 한참 걸어가야 할 것 같아서 일부러 좀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는데, 순식간에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독도일출전망대보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그곳은, 주위가 탁 트여 있어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날씨가 완전히 맑은 편은 아니어서 구름도 좀 있었지만, 다행히 울릉도의 지형은 가리지 않았다. 높이가 다른 봉우리가 붙어있는 울릉도의 모습이 환히 보이는 것이 좋았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던 추가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울릉도 쪽 전경




구경을 빨리 마치고 다시 케이블카 정거장 쪽으로 돌아와서, 다른 전망대를 가 보기로 했다. 다른 전망대는 숲 한복판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나무가 울창한 길 사이에 얼마나 가야 전망대에 도착할지 알 수 없었지만, 가지 못하면 나중에 언제 또 올 수 있지 알 수 없었다.




바다 쪽 전망대로 가는 길은 좀더 숲길에 가까웠는데, 등산을 하는 것처럼 약간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산길 같았다. 가파른 비탈길에 만들어진 길에 발을 헛디디면 아래쪽으로 쭉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에, 조심하며 빠르게 걸어갔다.




그렇게 걸어가니 생각보다 빠르게, 바다 쪽 전망대에 도착했다. 자갈이 깔려 있는 작은 공간에서는 바다 쪽으로 펼쳐진 전망이 보였다. 둘러보니 도동의 여객터미널도 조금 보이고, 울릉도의 거친 해안선이 보였다. 바위투성이인 해안선이 바다와 얽히며 펴져 있는 울릉도가 있었다.




바다 쪽 전망대에서 본 모습. 저 아래 도동 여객터미널이 보였다




이국적이었던 울릉도의 산기슭




후딱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고 돌아오니, 내가 방금 전 지나쳐 왔던 곳에는 출입 금지 팻말이 걸려 있었다. 마지막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도동으로 돌아오며, 다시 한번 느꼈다. 울릉도는 어디를 가던 간에 많이 걸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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