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의 마지막으로 좋은 유람선 관광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일정, 울릉도에 오기 전부터 엄마와 엄마 친구가 해 보고 싶다고 한 것이 있었다. 울릉도 섬 주위를 한바퀴 도는 유람선이었다. 나는 별로 흥미가 없어 반쯤 포기 상태였는데, 엄마 친구분이 인터넷을 검색해서 전화해 예약을 성공하셨다. 운행을 하는 날도 있고 안 하는 날도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반쯤 손 놓고 있던 일정을 덕분에 진행할 수 있었다.
하늘이 맑아서 배 타기 좋은 날에, 시간 맞춰 도동으로 갔다. 울릉도에 올 때 배를 타고 들어왔던 도동에 가니, 바쁘게 움직이는 관광버스와 사람들로 활력이 느껴졌다. 시간을 맞춰 오른 배는 곧 사람들을 한가득 태우고 울릉도 주위 바다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울릉도 유람선은 도동에서 출발해 울릉도 주위를 크게 한 바퀴 돌아 운행하고 다시 도동으로 돌아온다. 단순히 사람들을 태우고 근처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지형지물을 지나갈 때 관련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어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유람선이 출발하기 전부터 갈매기가 유람선을 따라다니는데,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으러 온다. 갈매기 무리는 유람선을 따라서 비슷한 속도로 날면서, 사람들이 던진 새우깡을 공중에서 낚아챈다. 바다에 떨어진 것을 건져 먹거나, 공중에서 낚아채는데 가끔은 다른 갈매기가 먹고 있는 것을 뺏어 먹기도 한다. 동물에게 먹이를 던져 주는 것이 사파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생각보다 갈매기가 아주 가까이 오기 때문에, 새 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아주 좋았다.
유람선으로 주위를 도는 울릉도의 모습은, 울릉도 안에서 보는 것과 조금 다르다. 맨 처음에 유람선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흔들리는 배 안에서 왜 울릉도 구경을 할까, 차라리 울릉도 안을 직접 돌아다니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울릉도 유람선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었다. 에펠탑에서 본 파리와, 파리에서 본 에펠탑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 일정상 울릉도 유람선을 맨 마지막에 추가했는데 이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울릉도 일정을 하면서 돌아봤던 멋진 장소들이, 유람선 위에서 다시 한번 보이는 느낌이 신선했다. 아 저때 저길 갔었구나, 아래쪽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구나 하면서 지나가는 장소들이 좋았다.
배 위에서 서서 구경할 수도 있고, 배 안쪽 자리에 앉아서 구경할 수도 있는데 자리에 앉아서는 보이는 것이 한계가 있어서 나는 서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섬 쪽 반대편은 망망대해라 크게 볼 것이 없었지만, 섬 쪽은 계속해서 볼 것이 생겨 지루하지 않았다.
울릉도 여객선에서 본 울릉도의 봉우리들이나 산 능성이 아주 잘 보였는데, 맑은 날씨와 함께 더불어서 울릉도의 자연을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이한 모습의 절벽이나 해안 방파제 등, 울릉도를 구경하면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울릉도의 다른 모습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울릉도를 크게 한 바퀴 돌고 나서, 유람선은 다시 도동으로 돌아온다. 그냥 배에 타서 구경만 하는게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알찼던 유람선 관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