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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위에서 보는 울릉도는 조금 다르다

울릉도 여행의 마지막으로 좋은 유람선 관광

by 문현준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일정, 울릉도에 오기 전부터 엄마와 엄마 친구가 해 보고 싶다고 한 것이 있었다. 울릉도 섬 주위를 한바퀴 도는 유람선이었다. 나는 별로 흥미가 없어 반쯤 포기 상태였는데, 엄마 친구분이 인터넷을 검색해서 전화해 예약을 성공하셨다. 운행을 하는 날도 있고 안 하는 날도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반쯤 손 놓고 있던 일정을 덕분에 진행할 수 있었다.




하늘이 맑아서 배 타기 좋은 날에, 시간 맞춰 도동으로 갔다. 울릉도에 올 때 배를 타고 들어왔던 도동에 가니, 바쁘게 움직이는 관광버스와 사람들로 활력이 느껴졌다. 시간을 맞춰 오른 배는 곧 사람들을 한가득 태우고 울릉도 주위 바다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DSC09173.JPG 도동을 떠나 나아가는 울릉도 유람선




울릉도 유람선은 도동에서 출발해 울릉도 주위를 크게 한 바퀴 돌아 운행하고 다시 도동으로 돌아온다. 단순히 사람들을 태우고 근처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지형지물을 지나갈 때 관련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어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유람선이 출발하기 전부터 갈매기가 유람선을 따라다니는데,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으러 온다. 갈매기 무리는 유람선을 따라서 비슷한 속도로 날면서, 사람들이 던진 새우깡을 공중에서 낚아챈다. 바다에 떨어진 것을 건져 먹거나, 공중에서 낚아채는데 가끔은 다른 갈매기가 먹고 있는 것을 뺏어 먹기도 한다. 동물에게 먹이를 던져 주는 것이 사파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생각보다 갈매기가 아주 가까이 오기 때문에, 새 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아주 좋았다.




DSC09177.JPG 유람선을 따라오는 갈매기들




DSC09182.JPG 사람들이 던져준 새우깡을 받아 먹는다




유람선으로 주위를 도는 울릉도의 모습은, 울릉도 안에서 보는 것과 조금 다르다. 맨 처음에 유람선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흔들리는 배 안에서 왜 울릉도 구경을 할까, 차라리 울릉도 안을 직접 돌아다니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울릉도 유람선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었다. 에펠탑에서 본 파리와, 파리에서 본 에펠탑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 일정상 울릉도 유람선을 맨 마지막에 추가했는데 이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울릉도 일정을 하면서 돌아봤던 멋진 장소들이, 유람선 위에서 다시 한번 보이는 느낌이 신선했다. 아 저때 저길 갔었구나, 아래쪽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구나 하면서 지나가는 장소들이 좋았다.


DSC09180.JPG 울릉도 유람선은 섬 주위를 크게 돈다




DSC09190.JPG 구름이 지나가는 봉우리를 볼 수 있었다




DSC09203.JPG 여객선을 가까이 지나가는 어선들도 볼 수 있다




DSC09207.JPG 유명한 지형지물을 지나갈 때 선내 방송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DSC09227.JPG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 멋진 사진을 찍지는 못했던 코끼리 바위




DSC09230.JPG 울릉도에서 방문했던 명소들을, 바다 위에서 보는 느낌이 새롭다




배 위에서 서서 구경할 수도 있고, 배 안쪽 자리에 앉아서 구경할 수도 있는데 자리에 앉아서는 보이는 것이 한계가 있어서 나는 서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섬 쪽 반대편은 망망대해라 크게 볼 것이 없었지만, 섬 쪽은 계속해서 볼 것이 생겨 지루하지 않았다.

울릉도 여객선에서 본 울릉도의 봉우리들이나 산 능성이 아주 잘 보였는데, 맑은 날씨와 함께 더불어서 울릉도의 자연을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이한 모습의 절벽이나 해안 방파제 등, 울릉도를 구경하면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울릉도의 다른 모습들을 실감할 수 있었다.




DSC09241.JPG 관음도와 울릉도를 잇는 다리도 지난다




DSC09260.JPG 울릉도의 산 봉우리 지형들을 넓은 시야로 구경할 수 있다




DSC09268.JPG 독특한 지형지물과 기암괴석들 구경하기도 좋다




그렇게 울릉도를 크게 한 바퀴 돌고 나서, 유람선은 다시 도동으로 돌아온다. 그냥 배에 타서 구경만 하는게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알찼던 유람선 관광이었다.




DSC09271.JPG 알찼던 구경을 마치고 돌아와서 찍은, 도동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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