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떡볶이가 먹고싶어서

잊을 만 하면 떠오르는 음식

by 문현준

옛날 갑자기 떡볶이가 너무나 먹고싶었던 적이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가래떡을 길게 썰어놓고 떡볶이로 만들어 파는데, 그게 너무나도 먹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걸 사다가 포장해 집에 왔다. 그런데 오는 도중에 대형마트에 밀크티 프랜차이즈도 있어서, 후식으로 펄이 들어간 밀크티를 먹으면 좋겠단 생각에 밀크티도 포장해 왔다. 집에 와서 떡볶이도 먹고 밀크티도 먹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배가 불러 죽을 것 같다는 뜻이 무슨 말인지 생생하게 느꼈다.




떡볶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 않게 된 것은 아마 그 때 이후였을 것이다. 그때 떡볶이를 먹고 나서 떡과 펄이 불어서 목 위로 넘쳐오를 것 같은 포만감이 느껴진 것도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탄수화물 종류를 조심해서 먹게 된 것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뒤로 떡볶이를 꼭 먹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항상 별로 생각이 없는 음식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종종 떠올랐다. 마치 딱 두 입 정도만 먹으면 만족스럽고 몇 개월은 생각 안 나지만 몇 개월 지나면 또 귀신같이 떠오르는 튀긴 도넛처럼, 떡볶이도 종종 떠올랐다. 부드러운 떡에 매콤 달달한 양념의 떡볶이.




그러고 보니 나는 옛날엔 쌀떡을 좋아했다. 밀떡의 떡은 뭔가 부드럽다기보단 쫀쫀한 식감이라, 옛날 어릴 때 분식집 사장님이 밀떡과 쌀떡을 섞어서 떡볶이를 만들면 나는 그중에 쌀떡만 골라 달라고 하곤 했다.




그 뒤로 한참 동안 나는 쌀 떡볶이만 찾아 먹었는데, 집에서 아주 가끔 떡볶이를 해 먹으면 최대한 부드럽게 해 먹고 싶은 마음으로 떡볶이 떡을 계속해서 끓여서 먹곤 했다. 그런데 쌀 떡으로는 아무리 해도 떡볶이 떡을 계속 끓이다 보면 양념이 점점 걸쭉해지면서 떡도 풀어져, 나중엔 떡볶이가 아니라 밀가루 풀과 떡볶이 양념을 합쳐 섞은 것 같은 무언가가 되는 것이었다.




근데 어느 순간 혹시 밀떡을 사면 뭔가 다를까 싶어, 단 한번도 사 본 적 없던 밀떡을 사다가 떡볶이를 만들어 보았다. 밀떡 떡볶이는 쌀떡보다 부드러운 느낌은 적었지만, 오래 끓어도 퍼지는 느낌이 없이 떡의 느낌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내가 옛날에 기억하던 밀떡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그 뒤로는 또 밀떡을 사다가 떡볶이를 해 먹었다.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고 나니, 묘하게 쌀떡 떡볶이가 끌린다. 쌀떡 떡볶이가 생각나면 서울 안에 맛있게 먹었던 떡볶이와 아직 가 보지 못한 떡볶이 집들도 생각난다. 그러다 보면 옛날 앞으로 조심해서 떡볶이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던 나는 어디갔는지, 갑자기 떡볶이가 끌리는 사람만 남는다.




잊을 만 하면 떠오르고 먹고 싶은 음식들이 있다. 떡볶이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조금 더 자주 떠오르긴 해도.




조금 더 자주 떠오르긴 해도, 떡볶이는 잊을 만 하면 그 맛이 떠오른다. 2022 09, 서울 화양동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본의 야키니쿠에서 느낀 친숙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