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시노에서 먹은 나가사키 짬뽕

후쿠오카에서 조금 먼 근교 구경

by 문현준

동생은 온천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온천에 별로 관심이 없다. 나는 뜨거운 물에 몸 담글 시간에 하나라도 더 구경하면 좋겠다 하는 느낌이지만, 동생은 그래도 일본 왔으면 온천이지 하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 동생을 위해 후쿠오카에서 어디를 가 볼까 하다가, 우레시노 라는 곳을 가 보기로 했다.




우레시노 까지는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 했다. 후쿠오카에서 갈 수 있는 다른 온천 명소들이 많았지만,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지 않은 곳을 찾다 보니 우레시노가 괜찮아 보였다. 옛날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 할때 단골 일본 손님이 추천해 주신 곳이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우레시노로 가는 길은 평지를 달리며 산을 지나갔는데, 날씨가 맑아서 길거리 풍경이 아주 좋았다. 우레시노로 갈 수록 산을 많이 지나가서, 산 속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잠깐 고속도로 휴게소에 내렸을 때는 한적한 산골 마을에 와 있는 느낌도 들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던 한적한 마을 우레시노




그렇게 우레시노에 도착하고 나서, 나에게 우레시노를 추천해 준 지인 분을 만났다. 나가사키 근처에서 오셨다는 지인 분은 우리에게 우레시노의 나가사키 짬뽕 집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사 주셨다. 우레시노의 유명한 두부 가게에서 두부 아이스크림도 사 주셨다.




나는 나가사키 짬뽕을 옛날 인스턴트 라면으로 알게 된 이후 너무 취향이 맞지 않아 맛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에서 먹은 나가사키 짬뽕은 잘 만든 맛있는 국물 면요리의 맛이 좋았다. 두부 아이스크림도 강릉에서 먹어보았던 익숙한 그 맛이 신기했다. 이날은 시간이 없어 지인분과 짧게 식사만 함께 했는데, 몇달 뒤 일본을 갔을때 다시 뵙고 선물을 드렸다.




후쿠오카에서 간 우레시노에서 먹은 나가사키 짬뽕은 맛있었다




짬뽕을 먹은 뒤 우레시노의 유명한 온천여관에 딸려 있는 온천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우레시노 안에 흐르는 작은 개천을 따라 걸어 온천여관까지 가니, 큰 부지 위에 있는 아방궁 같은 온천여관이 나타났다. 가장 좋은 온천탕을 이용할 때까지 시간이 조금 있어 로비에 앉아 쉬는데, 로비 공간만 봐도 고급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이 이곳에서 숙박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우레시노에서 아주 유명한 듯 보였던, 온천여관 건물의 로비




넓은 공간 내부가 다양하게 꾸며져 있었다




신기했던 것은 꽤 고가의 온천 이용 비용과 반짝반짝한 시설인데도 온천욕장 내부에 보관함 같은 것이 없었다. 옷과 소지품을 바구니에 넣어서 보관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안쪽 공간을 돌아보니 도어락 같은 것을 이용한 보관함을 두면 내부 분위기에 안 맞을 것 같기도 하고, 이정도는 다들 양심에 맡기는 것인가 싶었다.




좌우지간 운 좋게도 청소를 마치고 맨 처음 온천욕장에 들어가니 깔끔하게 정리된 공용 욕탕을 맨 처음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안쪽의 욕탕과 외부 욕탕, 사우나가 있었는데 나에게는 멋진 곳에 준비를 잘 해뒀구나 싶었지만 동생은 아주 좋아하는 것 같은 눈치였다. 나는 온천은 온천이다 싶었지만 동생은 옛날부터 멋진 온천이 있는 곳에서 목욕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물에 젖은 몸에 바람이 닿으면 약간 싸늘한 계절이었지만, 증기로 가득차서 앞이 안 보이는 사우나 까지 구경을 잘 하고 나와서 온천 여관의 설비들을 구경했다. 안쪽에는 책들이 구비된 큰 카페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몇 가지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곳에서 숙박한다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이란걸 할 수 있겠다 싶은 곳이었다.




운 좋게 맨 처음으로 들어갈 수 있던 온천 여관의 욕탕




짧은 온천욕을 마치고 다시 우레시노 버스 터미널로 돌아오면서 근처를 구경했다. 한적한 우레시노 시내를 걸어다니며 중간에서 빵집도 들러 초코소라빵도 사먹고, 동생은 편의점에서 닭 염통 꼬치를 사먹었다.




온천여관에서 나와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면서 본 우레시노의 풍경은 한층 더 한적한 시골 같았다. 아주 옛날 부모님과 함께 가던 부모님의 고향처럼,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그 옛날의 모습처럼.




한적한 시골 마을 우레시노




우레시노 버스 터미널은 기억 속 옛날 장소 같았다




버스 터미널 안에서 바라본 터미널 위쪽 육교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적어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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