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본의 호스텔은 오랜만이었다

2019년 이후 처음 간 일본의 호스텔

by 문현준

혼자 여행할 때는 호스텔을 좋아했다. 가격이 호텔보다 저렴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외국인 만나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 보기 좋은 것도 있었다. 그곳에 주방이 있어서, 현지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 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좋은 선택지이기도 했다.




그래서 일본 여행할 때면 항상 호스텔을 갔는데, 아무래도 가족과 여행할 때는 절대 갈 수 없는 곳이다 보니 혼자 여행할 때만 갈 수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혼자 해외여행을 못 가다가, 드디어 2023년 8월 혼자서 일본 여행을 계획하면서 호스텔을 예약했다.




일전에 유럽이나 다른 국가의 다양한 호스텔을 생각해 보면 일본의 호스텔이 인상적이라고 느끼는 부분도 많고 괜찮은 것들도 많아서, 한때 호스텔에서 일했던 나에게는 항상 배울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일본의 호스텔을 예약하고 나서 2019년 이후로 어떤 것들이 바뀌었을지 궁금해졌다.




이번 일본 여행의 일정 시작은 후쿠오카였지만, 나는 거금을 주고 구매한 여행 패스를 이용해 나가사키를 가 보기로 했다.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로 가 지인을 만나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긴 일정이 애매했기에, 그냥 나가사키의 호스텔을 하루 예약해 보았다.




나가사키 도심에서 가까운 곳,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호스텔




가장 신기했던 것은 정말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호스텔에 직원이 상주하는 것이 기본이었다면, 코로나를 기점으로 굳이 호스텔에 직원을 상주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인지 정말 호스텔에서는 사람의 흔적도 느껴지지 않았다.




혼자서 체크인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 둔 상태였는데, 체크인 할 때 여권 사진을 태블릿으로 찍고 이름을 말하는 인증 과정 같은 것도 거쳐야 했다. 이런 인증을 거치는 것이 호스텔 자체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외부 플랫폼 같은 것을 이용하고 있는 듯 했는데, 굳이 직원이 할 필요가 없는 일을 최대한 줄여버린 듯한 모습이 신기했다.




숙박하는 동안 사람을 볼 수 없었던 카운터




혼자 체크인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사람이 없는 것은 아직도 경우에 따라 다른 것인지, 숙소의 규모나 컨셉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후쿠오카의 다른 호스텔 두 곳은 규모가 꽤 큰 곳이었는데 항상 직원이 있었고, 가고시마의 캡슐호텔은 호텔을 함께 하고 있어서인지 꽤 늦은 시간까지도 직원이 있었으니까.




여하튼 혼자서 이것저것 하면서 체크인 과정을 마치고 짐을 맡기러 들어가니 내가 이전부터 기억하던 전형적인 일본 호스텔의 모습이었다.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공간과 정말 먼지 하나 없는 것 같아 보이는 내부 공간. 합판으로 분리해 둔 침대 공간은 꽤 넓어서 앉아서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일단은 내부 공간에다가 짐을 던져놓고 나서 저녁에 약속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니, 그때도 사람이 없었다. 호스텔에 있는 사람은 나뿐인가 싶었지만 부엌에 있는 누가 씻어놓은 컵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다른 투숙객 한 명만이, 사람의 흔적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마 평일이라서 그랬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반듯하게 정리된 공용공간들




일본 호스텔 가면 흔히 볼 수 있었던 샤워 부스




내부 공간은 꽤 넓어서 캐리어도 넣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짐을 싸서 체크아웃 할 때가 되어서야, 직원인 듯 보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오랜만의 일본 여행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일본스러운 호스텔에 가니, 꽤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비록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고 다양한 것이 바뀌었음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본의 기차는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