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일본 여행하기
이번에 일본의 남쪽 가고시마 여행을 가면서 어떻게 가고시마를 가야 할까 생각했다. 옛날 가고시마에 대해 알아봤을 때는 한국에서 출발하는 가고시마행 비행기가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본의 소도시들로 가는 다양한 비행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소도시 행 비행기가 사라진 상태였고, 그건 가고시마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후쿠오카에 도착하고 나서 일본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던가, 아니면 기차 아니면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비행기 비용이 생각보다 비쌌던 탓에 기차 아니면 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기차 노선을 검색하니 후쿠오카에서 가고시마 까지 가는 노선이 편도 10만원 정도 했다. 기차 이용 가격이 조금만 거짓말 보태면 비행기 수준이었지만, 기차를 조금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일본의 구역 안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기차를 제한 없이 탈 수 있는 패스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본 것이 대략 3일에 18만원이었는데, 3일 동안 가고시마를 가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노선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버스에도 비슷한 패스 시스템이 있었지만 기차만큼 이용이 편하지 않고, 버스보다는 기차가 몸이 편할 것 같아 조금 고민하다가 패스를 구매했다. 후쿠오카 역에 도착해서 미리 인터넷으로 산 패스를 교환하려고 하는데, 후쿠오카의 패스 관련 창구는 줄이 정말 길었다. 패스를 사는 사람들, 패스를 교환하는 사람들, 패스로 기차표를 끊는 사람들이 한데 엉켜 북적거렸다. 일본어 까막눈인 나는 중간에 줄도 잘못 서서 꽤 오래 기다렸다. 공항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패스 교환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몇 번 역을 지나가다 보니, 좀 더 한산한 시간대도 있어서 담번에 패스를 구매할 때는 더 한산한 시간대를 이용했다.
패스 가격이 편도 항공권에 버금갈 정도의 가격이었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 기차를 마음껏 탈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스케줄이 꼬이거나 다른 곳을 가게 되도, 마음 편하게 다른 노선을 검색하거나 다음 기차를 이용해도 되었다. 더 좋은 것은 날씨가 좋지 않으면 날씨가 좋은 곳을 찾아서 기차로 가거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동안 기차를 마음껏 탈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평소에는 갈 생각이 없던 곳들도 부담감 없이 가 보려고 시도하는 것이 좋았다. 여행 후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패스가 있어서 사람들이 기차로 연결된 더 작은 도시에 부담없이 갈 수 있어, 여행 사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했었다. 내가 그런 생각으로 기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일전에 동생과 일본에서 고속열차를 타 본 적은 있었는데, 이번처럼 자주 기차를 이용하면서 다닌 적은 처음이었다. 비록 최근에 패스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일정을 검색해 보았을 때 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패스를 이용해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날씨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기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편리한 것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