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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May 13. 2024

추천에 추천을 받아 간 작은 술집

흔치 않게 동생이 만족한 곳

동생과 함께 갔던 오사카에서의 첫날 밤, 동생이 사고 싶어하는 물건을 사러 돌아다니다가 동생이 가 보고 싶다고 한 작은 술집에 가 보기로 했다. 번화가인 도톤보리는 정말 사람이 많았고, 시끌벅적한 그 분위기가 옛날에 왔던 것과 다른 것 없는 것 같아 좋았다. 




음식점과 카페, 쇼핑몰이 늘어서 있는 거리에서 한 블럭 정도만 움직이면 유흥업소가 몰려 있는 거리가 나오는 것이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일본이다 싶었지만, 술을 살 수 있는 가게들과 가고 싶어하는 가게도 다 그곳에 있어서 적당히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돌아다녔다. 호객꾼이 들러붙는 것과 이상해 보이는 가게들이 많으면서도 가족 단위의 외국인 손님과 유모차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참 볼때마다 신기한 광경이었다. 




미리 가게를 검색했을 때는 오래된 느낌이 나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였는데, 동생에게 누가 알려준 것이냐고 했더니 동생이 알고 있는 사람이 추천해 준 곳이라고 했다. 그 가게를 동생은 나에게 추천한 것이니, 그러니까 추천받은 곳을 추천받아 가고 있는 것이었다.




가게는 도톤보리에서 멀지 않은 곳들, 유흥가들이 몰려 있는 골목을 좀 지나면 있는 곳에 있었다. 문을 열자 좁은 가게 안쪽에 많아야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일렬로 배치되어 있었다. 아주 유명한 가게라 들어가기 위해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나와 동생 외에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유심히 찾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었던 가게의 밖 모습




사장님 한 분이서 하는 가게인 듯 했는데, 깔끔하게 차려입은 중년 아저씨인 듯한 사장님이 있었다. 사장님이 영어를 할 줄 아신다는 말을 들어서 편하게 영어로 주문할 수 있었다. 오래된 듯한 내부 분위기에 자리 뒤쪽에는 어떤 술이 어디에 있는지도 찾기 힘들 정도로 쌓여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좋아했지만, 동생은 가게의 분위기를 꽤 좋아했던 것 같았다. 둘이서 술을 두 잔씩 먹었는데 생각했던 것 만큼 아주 비싼 가격도 나오지 않아서, 한번쯤 꼭 와 보기 괜찮은 가게라고 생각했다. 동생은 원래 만족감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오사카에 있는동안 또 가보자고 해서 두 번을 갔다. 




뒤쪽에 술병이 한가득 쌓여 있던 내부의 모습




흔치 않게 동생이 만족했던 가게였다




비록 같은 장소를 두 번 가는 것은 나에게는 별로 취향이 아니었기에 아쉬웠지만, 좁은 가게에서 한가득 쌓여 있던 그 술집에서의 시간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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