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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May 22. 2024

이곳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돌고돌아 돌아온 을지로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했던 나는 고민 끝에, 가능성을 제한한 상태에서 예산을 맞추기보다는 예산을 조금 써서 더 해 보고 싶은 것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전에도 조금 높은 월세의 매물을 조금 알아봤던 적이 있었기에, 을지로 쪽과 충무로 쪽 매물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한 매물이 내 눈에 띄었는데,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충무로와 을지로의 오래된 상가 건물에 있는 공간이었다. 충무로 앞 인현상가에 자주 방문했던 나는 그 내부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했었는데, 그 상가 라인이 쭉 이어지는 건물들에 있는 매물이었다. 




지도상으로 볼 때는 위치도 좋아 보였다. 을지로 3가 역과 을지로 4가 역 사이, 근처에 다양한 지하철 노선도 있었다. 어디서 오더라도 편하게 올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엘레베이터가 있는 12층 건물에, 내부 사진 올라온 것을 보니 넓은 공간도 좋아 보였다. 매물에 적힌 부동산 연락처를 보고 최대한 빨리 가 보기로 했다. 




몇 번 지나다닌 적은 있었지만 한번도 안 쪽까지 들어온 적은 없었던 상가 건물의 12층. 1층은 조명 가게와 공구 가게가 많고, 3층 외부에는 보행 도로가 있어서 오가는 사람들도 많고 카페와 다른 가게들도 많았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2층에 올라가 내리니 안쪽이 복층으로 뚫리고 천장에서 불투명한 칸막이를 통해 내려오는 볕이 비췄다. 9층부터 있는 시작되는 복도식 아파트 구조를 따라 가 보니, 맨 앞쪽 끝에 매물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봤던 사진대로 넓은 공간이 드러났다.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앞쪽에 있는 거대한 창문이었다. 을지로 쪽에서 동대문 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탁 트여 있는 것이, 전망이 아주 좋았다. 




전망이 좋은 것 외에도 다른 장점들도 있었는데, 일단 화장실이 내부에 있었다. 세면대 물이 바닥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었지만 일단 내부 화장실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전반적으로 공간이 네모 반듯하게 되어 있어서, 모든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아주 좋은 장점이었다.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문득 아 여기서는 이런 공간을 이렇게 준비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많지는 않아도 몇 곳의 매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명확하게 든 것은 그곳이 처음이었다. 




진행한다면 이곳이겠다, 이곳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하고 생각했다. 




방문하고 둘러봤을 때 이곳이라면 괜찮겠다 라고 생각했던, 매물의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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