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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Jun 04. 2024

시끄러운 도톤보리의 밤거리

그마저도 매력인 곳

맨 처음 오사카에 갔던 것은 고등학교 때 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는 일본문화 부가 있었는데, CA 시간을 빨리 끝내고 집에 갈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일 년에 한 번 일본여행을 준비해서 가는 활동을 하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가는 여행지가 오사카였기에, 1년에 한 번은 오사카를 갔던 것 같다.




오사카에 가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난바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도톤보리라는 큰 번화가가 있는데, 이 주위로 상점가가 쭉 늘어서 있기에 여행 일정으로 이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었다. 밤이 되면 관광객이 몰려 바글거리는 풍경이, 재미있어 보이는 간판과 상징적인 구조물 들로 어렴풋이 기억났다. 주요 관광지들에서 별로 멀지도 않고, 사람들로 붐비는 그 모습이 오사카에 오면 꼭 구경하게 되어 있어서 이번에도 몇 번을 왔다갔다 하면서 둘러보았다.




다만 동생은 사람 많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하여, 나는 보통 저녁에 일정이 끝나고 동생이 숙소에서 쉬고 있는 동안에 숙소에서 나와 도톤보리 구경을 했다. 도톤보리의 번화가 자체는 10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정도지만, 아무 생각 없이 근처의 밤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좋아했다. 숙소에서 나와 도톤보리까지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사진도 찍고 하면서 설렁설렁 걸으면서 밤거리를 다니는 사람들과 구석에 누워있는 노숙자들을 지나면 도톤보리에 도착한다.




보통 도톤보리라고 하면 작은 강이 흐르는 곳 주위로 서 있는 번쩍거리는 전광판 간판들, 그리고 강 위로 올라와 있는 몇 개의 다리들, 그리고 강 바로 옆쪽의 음식점이 늘어선 골목들인듯 하다. 음식점이 늘어선 골목 안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밤이 되면 쓰레기통의 위까지 쓰레기가 꽉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타코야키 등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도 많아 다들 하나씩 들고 사 먹는다.




도톤보리 강 주위에는 마라톤 선수의 모습을 한 유명한 간판인 글리코상도 있고, 그 이외에 다른 다양한 회사들의 네온사인 간판이 있어 반짝거린다. 도톤보리 강은 크지 않지만 몇 개의 다리가 있어 다리 위에서 도톤보리 강과 주위 간판을 구경할수도 있다. 좀 더 기다리면서 주위를 구경한다면 다리 밑으로 지나다니는 오사카 강 유람선도 구경할 수 있다. 높이가 낮고 앞뒤로 긴 유람선이 사람들을 한가득 태우고 지나가면서 보이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준다.




어디를 가도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정말 많은 도톤보리는, 가만히 돌아보면 정말 시끄럽다. 온갖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 음식점에서 틀어 두는 음악, 길거리 음식 파는 사람들이 소리치는 말, 왁자지껄로는 부족한 시끄럽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소리가 가득차 있다. 부산스러운 그 분위기가, 사람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낮설고 마음에 안 들 수 있겠지만 나는 조금 돌아보니 그게 오사카의 분위기 같아 좋았다. 시끄럽고 또 시끄러운 그 부산함이 활발함 같아서.




도톤보리 강 위에서 본, 비교적 사람이 없는 쪽




유명한 간판이 보이는 에비스 다리는 항상 인산인해다




깊은 밤 사람과 차가 오가는 도로, 그리고 그 위의 네온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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