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족관

오사카의 카이유칸

by 문현준

수족관을 좋아하지만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에 있는 수족관들도 안 가본 것 같아서, 진짜 수족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인가 싶다. 하지만 어디 수족관이 유명하다더라 하면 찾아가보곤 하는데,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족관이 오사카의 카이유칸이다. 거대한 수조를 빙빙 둘러 내려오는 관람 동선과 그 거대한 수조 안에서 움직이는 해양생물을 구경한다는 감각이 좋아서일까.




이번에 오사카에 갔을 때도 동생과 카이유칸을 가 보기로 했다. 동생도 나도 카이유칸을 가 봤지만 그래도 오사카에 오면 한번은 들러봐야 한다 하는 생각이다. 항상 카이유칸을 갔을 때 별로 기다리지 않고 입장했기에, 이번에도 뭐 문제가 되려나 싶어 설렁설렁 갔다. 지하철 역에서 사람들이 내려 우르르 걸어가는 것은 항상 볼 수 있는 광경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카이유칸 앞에 도착하니 정말 구름같은 인파가 펼쳐져 있다. 평일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혹시 입장은 빨리 할 수 있는건가 싶어서 매표소 앞에 가 보니 그래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입장 줄은 빨리 줄어들지만, 매표소 줄은 꽤 길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표를 살 수 있는 것 같아, 빠르게 인터넷 예매를 하고 들어가면 어떨까 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당장 입장할 수 있는 표는 없고 1시간 정도 이후에 입장할 수 있는 표를 살 수 있었다. 사람 많은 것을 안 좋아하는 동생은 별로라면서 나중에 다시 오자고 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아졌을까? 일단 나중에 오는게 낫겠다 싶어 근처 카페에 가서 숨을 돌리기로 했다. 사이폰 추출 기계가 있는 카페에서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다른 날 아침 문 여는 시간대로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카페에서 입장권을 미리 예약해 두고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니,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는 카이유칸에서 제대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본 적이 없었기에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생각으로 둘러보았다. 빨리 들어가고 싶어하는 동생이 언제 오냐고 투덜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다시금 여행은 혼자가 좋은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O_K_1.jpg 이전보다 사람이 많아, 다른 날 아침 일찍 방문한 카이유칸




여러 번 와 본 카이유칸이라 그런지 대략적인 구성은 이미 익숙했지만, 그래도 건물의 맨 위로 올라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거대한 수조 주위의 다양한 전시관을 구경하고 맨 마지막에 해파리로 마무리 하는 공간구성이 내 취향에 맞아 아주 좋았다.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 좋았는데, 아주 이른 시간에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전시관들도 있어서 조금은 늦게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먼저 구경하고 밖으로 나간 동생은 펭귄 전시관을 못 봤는데, 내가 조금 뒤에서 더 늦게 나갈 때 쯤 되니 커튼이 열려서 펭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입구 쪽에서도 찢어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원래 기념품 가게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장식품을 좀 사 볼까 해서 기념품 가게를 들렀다. 카이유칸에는 카이유칸 내부에 포함된 작은 기념품 가게가 있고, 표 없이도 방문할 수 있는 외부 기념품 가게가 있다. 외부 기념품 가게가 훨씬 큰데, 구조상 더 큰 기념품 가게를 나중에 들리게 되어 있었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작은 가게는 지나치고 밖의 큰 가게로 가도 될 듯 하다.




동생은 나중에 한번 카이유칸을 가족이서 오고 싶다고 했다. 칭찬 잘 하지 않는 동생에게 이 정도면 아주 큰 칭찬이다. 동생의 그 말을 들으니, 오사카에서 가족끼리 둘러보기에는 참 좋은 곳이겠다 싶었다.




O_K_2.jpg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족관은, 아무리 해도 오사카 카이유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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