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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Jun 12. 2024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족관

오사카의 카이유칸

수족관을 좋아하지만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에 있는 수족관들도 안 가본 것 같아서, 진짜 수족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인가 싶다. 하지만 어디 수족관이 유명하다더라 하면 찾아가보곤 하는데,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족관이 오사카의 카이유칸이다. 거대한 수조를 빙빙 둘러 내려오는 관람 동선과 그 거대한 수조 안에서 움직이는 해양생물을 구경한다는 감각이 좋아서일까.



 

이번에 오사카에 갔을 때도 동생과 카이유칸을 가 보기로 했다. 동생도 나도 카이유칸을 가 봤지만 그래도 오사카에 오면 한번은 들러봐야 한다 하는 생각이다. 항상 카이유칸을 갔을 때 별로 기다리지 않고 입장했기에, 이번에도 뭐 문제가 되려나 싶어 설렁설렁 갔다. 지하철 역에서 사람들이 내려 우르르 걸어가는 것은 항상 볼 수 있는 광경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카이유칸 앞에 도착하니 정말 구름같은 인파가 펼쳐져 있다. 평일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혹시 입장은 빨리 할 수 있는건가 싶어서 매표소 앞에 가 보니 그래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입장 줄은 빨리 줄어들지만, 매표소 줄은 꽤 길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표를 살 수 있는 것 같아, 빠르게 인터넷 예매를 하고 들어가면 어떨까 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당장 입장할 수 있는 표는 없고 1시간 정도 이후에 입장할 수 있는 표를 살 수 있었다. 사람 많은 것을 안 좋아하는 동생은 별로라면서 나중에 다시 오자고 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아졌을까? 일단 나중에 오는게 낫겠다 싶어 근처 카페에 가서 숨을 돌리기로 했다. 사이폰 추출 기계가 있는 카페에서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다른 날 아침 문 여는 시간대로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카페에서 입장권을 미리 예약해 두고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니,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는 카이유칸에서 제대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본 적이 없었기에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생각으로 둘러보았다. 빨리 들어가고 싶어하는 동생이 언제 오냐고 투덜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다시금 여행은 혼자가 좋은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보다 사람이 많아, 다른 날 아침 일찍 방문한 카이유칸




여러 번 와 본 카이유칸이라 그런지 대략적인 구성은 이미 익숙했지만, 그래도 건물의 맨 위로 올라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거대한 수조 주위의 다양한 전시관을 구경하고 맨 마지막에 해파리로 마무리 하는 공간구성이 내 취향에 맞아 아주 좋았다.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 좋았는데, 아주 이른 시간에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전시관들도 있어서 조금은 늦게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먼저 구경하고 밖으로 나간 동생은 펭귄 전시관을 못 봤는데, 내가 조금 뒤에서 더 늦게 나갈 때 쯤 되니 커튼이 열려서 펭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입구 쪽에서도 찢어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원래 기념품 가게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장식품을 좀 사 볼까 해서 기념품 가게를 들렀다. 카이유칸에는 카이유칸 내부에 포함된 작은 기념품 가게가 있고, 표 없이도 방문할 수 있는 외부 기념품 가게가 있다. 외부 기념품 가게가 훨씬 큰데, 구조상 더 큰 기념품 가게를 나중에 들리게 되어 있었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작은 가게는 지나치고 밖의 큰 가게로 가도 될 듯 하다. 




동생은 나중에 한번 카이유칸을 가족이서 오고 싶다고 했다. 칭찬 잘 하지 않는 동생에게 이 정도면 아주 큰 칭찬이다. 동생의 그 말을 들으니, 오사카에서 가족끼리 둘러보기에는 참 좋은 곳이겠다 싶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족관은, 아무리 해도 오사카 카이유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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