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없기를 바라면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부동산 매물을 찾고, 공사 순서를 기획하고 업체와 연락하고, 공사하고, 정리하고, 비품 넣고,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공간의 준비가 대부분 끝났다. 베이킹을 하기에 적당한 공간, 내가 생각하던 그런 공간으로.
그리고 이제 중요한 테스트를 할 예정이었다. 오븐과 다른 모든 도구들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니, 실제로 베이킹을 해 보는 것이다. 맨 처음 전기 관련 확인을 할 때는 전기를 많이 이용하는 오븐을 이용할 수 있고, 일전에 음식점을 했었던 곳이기도 하니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지만 아직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알 수 없었다. 만약 오븐을 돌리는데 전력이 불안정해서 공간의 전체 차단기가 내려가거나 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미 공사가 모두 다 끝났는데?
설마 그렇게 되겠어 싶었지만, 좌우지간 오븐을 꼽아두고 돌려 본 것은 아니었기에 그래도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알아보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실제로 베이킹을 해 보는 것.
일단 테스트 베이킹은 두 가지를 해 보기로 했다. 무난하게 구울 수 있는 쿠키와 소금빵이 그것이었다. 특히 소금빵을 해보면 좋겠다 싶었는데, 스팀 기능이 있는 오븐이 잘 작동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고, 소금빵은 높은 온도에서 구워야 하기에 오븐의 큰 전력 소모량을 공간이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에 좋았다.
공간 도배도 도와주고 이런저런 일을 많이 같이 했던 친구와 함께 같이 소금빵과 쿠키를 만들어 보았는데, 쿠키를 구울 때는 높은 온도가 아니기에 크게 문제 없이 잘 완성할 수 있었다. 구매했던 오븐은 공유주방들을 이용하면서 사용해 봤던 오븐 브랜드 중에 괜찮은 것으로 구매했는데, 실제로 이용해 보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다. 다행히 쿠키를 굽는 데에 크게 문제가 느껴지지는 않았고, 좋은 오븐을 이용해서 그런지 완성도 있게 만들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소금빵 굽기. 소금빵을 굽는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많았다. 기존 빵 반죽 작업을 할 것을 고려한 작업테이블 위에서 빵 반죽을 할 수 있는지, 발효기는 정상 작동 하는지, 높은 온도에서 오븐을 돌려도 공간에 문제가 없는지, 오븐의 스팀 기능은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등등.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오븐을 이용하면서 중간에 갑자기 불이 꺼진다던가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오븐을 이용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소금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쿠키와 소금빵 두 가지를 모두 만드는 사이에 큰 문제가 느껴지지 않아서,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베이킹 일정을 진행하는데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갓 구운 소금빵을 먹으면서, 드디어 공간을 개방할 준비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