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는 프로듀서가 되어야 한다

AI시대에 편집자는 어떤 소용이 있을까?

by 황훈주

책을 만드는 데 적어도 6개월이 걸렸다.

교정 교열의 일은 지루하고, 과거의 나와 싸움이었다.

한 단어는 붙이고 서로 다른 단어는 띄어쓰기를 해야 하지만

그 자명한 규칙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국제사회는 국제 사회일까. 국제사회일까.




최근에 책 한 권을 편집하고 있다.

10월부터 시작한 원고 작업인데 12월 말에 책을 출판할 예정인다.

페이지가 적지도 않다.

페이지는 대략 500. (아직 교정 교열 중이라 페이지는 줄어들다 늘어나기도 한다)

이정도 분량이면 교정 교열 일만 한 달을 넘겼을텐데

원고 받기부터 교정교열과 디자인과 편집까지 3개월에 다 끝낸거다.

어떻게 할 수 있었냐고 한다면 결국 AI 기술이다.


기술이 발전할 수록, 오히려 기술의 본질은 수렴하는 듯 하다.

컴퓨터는 처음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자동화했던 것에서 시작했듯,

책 편집에선 복잡한 교정교열의 일을 30분 내에 다 끝내버린다.

기존 출판사에서 일했을 때, 교정교열을 얼마나 잘 잡아내는지는지가 편집자의 역량이었다.

어쩌면 편집자의 일을 AI에게 빼앗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편집자의 역량 본질은 얼마나 오탈자를 찾느냐가 아니었다.

그보단 숨겨진 작가, 글을 보다 질적으로 향상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기술 발전이, AI가 직접을 대체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기술은 직업의 본질을 돌아가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전문화는 스킬이 아닌 본질을 꿰뚫어보는 시각에 있지 않을까.


최근엔 신간 도서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작가를 서치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 결국 프로듀싱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이된다.

과거에 책 편집과 교정교열에 오랜 시간을 쏟고, 그 후에 간간히 아는 작가님들 만나 책 출판 기획을 했던 것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작가를 찾고, 책을 기획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되었다.


AI 교정 프로그램은 꽤 많다.

그 중에 어떤 것이 내게 맞는지를 찾기 위해선 몇 번의 시도는 필요하다.

26년이 곧 다가오는 시점에 있다.

새로 맞이하는 해엔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편집하고 기술을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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