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만 유튜버의 책은 잘 팔릴까?

책편집자가 바라본 유튜버의 책

by 황훈주

편집자는 작가가 부럽다.

그가 쓴 수많은 오탈자를 잡아내며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리라 다짐한다만,

어쩐지 편집자는 작가가 부럽다.

나도 언젠가 정말 내 책 내고 싶다!



56만 유튜버의 책을 편집했다.

유튜버의 책을 기획하는 것은 일반 작가와 조금은 다르다.

유튜버 구독자의 입맛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기획이다.

그러면서도 책이라면 책의 꼴과 가치를 지켜야 하기때문에

편집자는 언제나 조용한 비명을 지르며 노트북을 붙잡고 운다.


원고를 모으고, 원고를 고치고, 사진을 모으고, 사진을 고르며 3개월을 치열하게 보낸 결과다.

책을 만들때 굿즈도 함께 기획한다.

제발, 누군가 한 권만 더 사 주길 기대하며 굿즈 기획을 한다.


56만 구독자를 보유한, 누적 뷰도 5억뷰를 넘는 작가님의 책은

출판과 동시에 불티나게 팔릴까?


그 답은

모른다! 이다.


10만 구독자의 작가 책이 일주일만에 불티나게 팔리기도 하고

50만 구독자의 작가 책이 한 달이 지나도록 천천히 팔리기도 한다.

그건 유튜버의 구독자 층과, 나이, 취향에 따라 또 다르다.

그러니 편집자는 정한수 떠 놓고 부디 아무 무탈하게 잘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권이라도 어서 빨리 팔리도록 기도할 뿐이다.


그래도 편집자는 유튜버이기 전에 작가님으로서 원고를 대한다.

매채가 다를 뿐, 유튜버도 결국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 생산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센서스튜디오>의 <상식의 벽을 허무는 세계 읽기>다.

DFB57F19-56CB-4D9B-A98B-2421743CF8FE_1_105_c.jpeg 손에 쥔 스트레스볼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국제 뉴스를 다루는 유튜버로, 현재 실시간으로 이란과 멕시코 상황을 다루는 중이다.

(어제도 영상이 3개가 연달아 올라오는데 이 작가님.. 대체 잠은 자면서 일하는 걸까? 걱정이 된다)

22개국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알지도 못한 나라의 이야기를 강제로 학습한 시간이었다.

국제 정세를 다룬 책이라 제목을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 <상식의 벽을 허무는 세계 읽기>로 정한 이유는 책을 편집하며 정말 세상이 상식대로 흘러가진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인거고, 그곳에 가 보지 못한 우리는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들의 시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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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작가님을 섭외해 카툰을 넣었고, 풍부하게 사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석도 넣었다.

(이 주석 작업하면서 정말 국제 사회 용어 공부를 엄청 했다..!)


편집자의 즐거움은 작가의 머릿속에 잠시나마 살고 나온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이 책 덕분에 요즘 흘러가는 심상치 않은 정세들이 눈에 들어온다.

국제뉴스들이 들린달까.

이해가 되고, 고개가 끄덕여질 때가 많다.

편집자가 아니였고, 이 책을 몰랐다면 모를 일들이다.

이렇게 잠시 남의 생각 속에 살 수 있단 건, 남들보다 더 많은 삶을 미리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책을 편집하면선 정말 '상식의 벽을 깨는'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이 센서스튜디오 작가님에게도 더 넓은 활동의 영역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잠시 작가님 머릿속을 살고 나온 댓가로 드리는 선물이 되기를!


현재 책은 온라인 서점 3사에서 주간 베스트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중이다.

책을 파는 건 출판사와 작가가 함께 하는 팀워크와 같은거라,

작가님이 유튜브에서 책 언급 한 번 해 주시면 판매량이 조금 올라간다.

출판사에서도 마케팅을 진행할 때마다 조금씩 판매량이 올라간다.

오르내리는 것을 반복하며 오늘도 베스트셀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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