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임정아
그때 나는 몰랐어,
시작이 다정하고 따스했던 우리였지만
열 번의 봄이 가고
열 번째 여름이 다가오는 걸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걸어온 길마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손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여주곤 했지
비 오는 날 함께 젖어주고
햇살 아래 퍼지는 웃음이 되어준
소중한 인연들,
나의 환대가 그들에게
고맙다는 한 마디로 다 닿을 수 없지만
고맙다 고맙다 말해주고 싶다
이제는
너와 내가 모나지 않은 책상에
키 작은 의자를 놓고
좋아하는 책을 앞에 두고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읽고
눈빛으로 같은 기억을 읽는다.
인연이란
붙들고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나이 들며
지나온 바람을 느끼는 것임을
비로소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