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어려서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일본으로 선교활동 다녀온 여 전도사님이 천막교회를 여시고 얼마 안 돼 잘 생기고 젊은 전도사님이 바통을 이어받아 칠천도 장꼬지에 찬양의 물결이 일었다.
종갓집인 큰 집 제사에 참석은 해도 절대 음식은 안 먹던 나의 신앙심에 큰엄마 숙모들은 "으이그 예수재이 돼서 머할라꼬"
하며 맛있는 건 먹어야지 목사가 밥 먹여주냐고 놀리곤 했다.
그 정도였던 내가 어느 날 큰 사고를 치게 되는데....,,
그날도 주일을 맞아 교회에 가려고 팽나무 그늘에 모여 잠시 놀고 있었다.
그때 예배시간이 9시 어른예배
11시 학생예배여서 친구들과 고무줄놀이에 신이 나 있었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그때 멀찌감치 서 계시던 전도사님이
"정아~~~ 교회 가자 예배시간 다됐다."
하시는데 무슨 생각이었던지
"싫어요 오늘은 안 가요~~"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진짜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기는데
"아~벌이 쌌다 벌이 쌌다"
순식간에 벌 한 마리가 날아와 하필이면 내 오른쪽 눈가에 앉았고 나는 벌인지 벌레인지도 몰라 그냥 손바닥으로 훑어내렸는데 아뿔싸
벌이 침을 쏘고 날아가버린 거다.
너무 아찔하고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오 주여~저를 벌하시나이까! 철없는 어린양의 죄를 사하여주시옵고~~'
자동반사처럼 기도를 올렸다..
친구들은 혼자서 폴딱폴딱 뛰다가 또 구시렁거리다가 하는 나를 이해 못 하고 벌이 쌌다(쐈다)는 말도 믿어주지 않았다. 한쪽 눈을 가린 채로
애꾸눈을 한채 집으로 마구 달려갔다. 엄마 아빠가 들에 나가고 없어 혼자 장롱문을 열고 손을 떼고 자세히 보니 벌꼬랑지 부분이 붙은 채 벌침이 꽂힌 게 보였다. 조심조심 손톱 끝으로 그걸 떼내고는 어디서 들은 게 있어 소주를 손수건에 묻혀 눈에 대고는 이불을 펴고 아무렇게나 누워있었다.
1시간쯤 지났을까? 골목이 왁자지껄하더니 사모님이 예배 마치고 아이들과 병문안을 오셨다. 아 미쳐버리겠네. 교회 안 가서 제대로 벌 받은 꼴인데 열두 살 자존심이 있지! 이 망한 꼴을 어찌 보인담?
그래서 손수건을 쥔 손아귀에 힘을 꽉 주었다.
"정아~어디 보자 벌에 쏘있으모 몽창시리 따가벌낀데 우짜노"
사모님이 손을 들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안자나? 손에 힘이 드가노?"
아 진짜 그냥 모른 척 넘어가시지!!!
할 수 없이 스르륵 힘을 풀고 가만히 누워있을 수밖에!
"주여 여기 주님의 어린양이..."
그렇게 30분을 내 옆에 앉아 찬양과 기도를 거듭하시더니 진짜로 내가 잠들자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직도 미스터리다. 난데없이 그 벌은 어디서 날아든 것일까?
주님의 용서가 있으셨던 걸까? 다행히 일주일쯤 지나자 부기도 가라앉고 앞도 보이기 시작했다. 애꾸눈. 한동안 짓궂은 머스마 둘이서 나를 그렇게 놀렸다. 교회 안 간 벌을 벌로 받다니!!
주여~~~
(1984년도 천막교회는 2025년 현재 요래 예쁨돠^^)